[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과연 부자 MVP 탄생은 가능할까.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 팀에는 2세 야구인이 있다.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21)와 두산 베어스 포수 박세혁(29)이다. 이정후는 LG 트윈스 이종범 코치의 아들, 박세혁은 두산 박철우 코치의 아들이다.
1993년 해태에서 함께 뛰었던 두 선수의 아버지는 '타이거즈 왕조'를 이끌며 한국시리즈 MVP에 오른 적이 있다. 박철우 코치는 지난 1989년 한국시리즈 MVP다. 빙그레 이글스를 상대로 한 한국시리즈에서 18타수8안타(0.444) 1타점을 기록하며 소속팀 해태 타이거즈의 4승1패 우승을 이끌었다.
이종범 코치는 신인 시절인 1993년 한국시리즈 MVP다.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29타수7안타(0.310), 4타점에 무려 7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공격을 이끌었다. 해태는 1승1패로 맞선 3차전 15회 연장 무승부 등 치열한 접전 끝에 4승1무2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정후나 박세혁이 이번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면 최초의 부자 한국시리즈 MVP가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두 선수의 MVP 등극에는 넘어서야 할 난관이 있다.
이정후는 개인 기록 상 충분히 MVP 컨텐더가 될 만 하다. 플레이오프 MVP에 올랐던 여세를 몰아 데뷔 첫 한국시리즈에서도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KS 2경기에서 8타수5안타(0.625), 1타점, 2득점, 1도루. 하지만 문제는 팀이다. 2연패로 극적인 반전이 필요하다. 한국시리즈 2연패 팀이 역전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역대 단 2차례 뿐이었다. 어떤 코스의 공에도 배트가 나오는 고감도 타격감을 살려 역전 우승의 중심에 선다면 MVP 수상도 꿈이 아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주전 포수로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있는 박세혁은 첫 경험 속에 살짝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2경기 5타수1안타(0.200), 1타점의 평범한 타격 기록은 둘째 문제. 당장 안방마님으로서의 역할이 문제다. 2차전에 흔들린 선발 이영하를 안정감 있게 끌고 가지 못했다. 경기 후반 문책성 교체를 당했다. 2차전 후 김태형 감독은 "흐름이 좋지 않았다. 이영하의 공이 좋았는데 (박세혁이) 우왕좌왕 하는 것 같았다. 분위기를 바꾸는 차원에서의 교체였다"고 설명했다. 투수들을 이끌고 가야 할 안방마님에게 '확신'을 주문한 것. 한국시리즈가 첫 주전 무대인 박세혁으로서는 힘든 일이긴 하지만 분명 극복해야 할 과제다. 2차전에서 절치부심한 박세혁이 남은 시리즈에서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친다면 MVP 등극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과연 이정후와 박세혁이 힘겨운 상황을 뚫고 최초의 한국시리즈 부자 MVP에 오를 수 있을까. 남은 시리즈를 지켜보는 흥미로운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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