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009년 11월14일 일본 나가사키 빅N스타디움. KIA 타이거즈 좌완 영건 양현종이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한일 클럽 챔피언십에 선발 출전했다. 5⅔ 이닝 동안 21타자를 상대로 3안타(1홈런) 6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깜짝 호투를 펼쳤다. 당시 에이스 윤석민이나 로페즈 등 외국인 투수들 모두 나설 수 없던 상황.
단판승부의 선발은 젊은 피 양현종의 몫이었다. 이날 기대 이상의 호투는 양현종의 야구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됐다. 일본 최고 구단 요미우리 타자를 제압하며 자신감을 얻은 그는 성장을 거듭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 투수로 우뚝 섰다. MBC 허구연 해설위원은 "당시 호투가 한국을 대표하는 에이스 양현종의 성장에 중요한 분수령이 됐다"고 평가했다. 국제대회는 스타 탄생의 산실이다. 젊은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는 이번 프리미어12 대회가 기대되는 이유다.
과연 이번 대회는 어떤 선수의 야구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될까.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국제대회는 환경도 자세도 달라진다. 넓은 무대에서 플레이 하나 하나를 통해 보고 느끼는 게 다르다. 큰 무대인 만큼 기대 이상의 깜짝 활약은 자기 확신을 심어주기도 한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 한 단계를 크게 점프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무한 성장이 기대되는 영건들이 수두룩 하다. 마운드에는 우완 이영하(22)와 좌완 이승호(20), 그리고 불펜의 고우석(21)이 있다. 이영하는 대한민국 우완 에이스로 자리잡아야 할 재목이다. 이승호는 구창모와 함께 양현종 김광현의 좌완 계보를 이어가야 할 선수다. 두 선수 모두 대표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전천후 활약을 펼쳐야 한다. 고우석은 이번 대회를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마무리로의 성장을 이룰 각오다. 김경문 감독은 어린 선수의 성장을 세심하게 보살필 계획이다. 김 감독은 "같은 1이닝이라도 누구든 마무리를 맡으면 부담감이 다르다. (고)우석이는 일단 편안한 상황부터 올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함덕주(24)도 문경찬(27)도 이번 대회가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야수 중 터닝포인트를 기대할 만한 젊은 선수는 김하성(24), 이정후(21) 강백호 (20)다. 공-수-주를 갖춘 내야수 김하성은 이미 국내 최고 유격수 반열에 올랐지만 전문가들은 그의 더 큰 성장 여력에 주목하고 있다. 주전 유격수로 활약할 이번 대회는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정후와 강백호는 설명이 필요없는 천재형 타자들. 대한민국 타선을 향후 10년 간 이끌어갈 재목이다. 이 둘을 지켜보는 대표팀 김경문 감독의 기대도 크다. 다만 김 감독은 과도한 스포트라이트로 인한 자만심을 경계했다. 김 감독은 "자꾸 (이정후 강백호에 대해)천재라고 부르면 안된다"며 "앞으로 야구를 10년 넘게 하다 보면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 야구에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불의의 부상도, 슬럼프도 올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 없이 약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매 순간 성장의 중요성을 이야기 했다. 폭발적이고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지닌 두 선수. 이번 대회가 최고의 타자로 성장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대회 첫 경기를 이틀 남긴 시점. 대한민국 야구를 응원하는 동시에 한국야구 미래의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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