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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다. 삼성의 신임 감독이 취임 후 첫 공식기자 회견에서 극찬을 아끼지 않은 바로 그 감독, 키움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이 바로 그날 '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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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놀라운 결정이다. 지난 3년 동안 선수단을 이끌어온 장정석 감독의 재계약은 기정사실 처럼 보였다. 계약조건이 문제일 뿐이었다. 장정석 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올해는 더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정규 시즌을 3위로 마친 후 파란을 일으키며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눈에 보이는 성과에 재계약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였다. 하지만 구단 고위층의 생각은 달랐다. 결별이었다. 한국시리즈가 마감된 뒤 재계약 발표는 차일 피일 미뤄졌다. 지난 주말부터 이상기류가 감지되더니 결국 놀랄 만한 뉴스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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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이 말을 그 압박감이 많은 가을야구에서 기어이 실천했다. 14명의 투수를 등록했고, 모두 다 기용했다. 추격조, 필승조 구분 없이 상대 타자와의 최적 매치를 찾아 과감하게 투입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키움 불펜진은 탄탄한 릴레이투로 LG트윈스와 SK와이번스를 잇달아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무릎을 꿇으며 아쉽게 우승컵을 거머쥐지 못했지만 적어도 벤치 전략의 실패는 아니었다. 장정석 감독 덕분에 포스트시즌을 제대로 경험한 키움의 젊은 선수들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경험과 자신감을 얻었다. 준우승 성과와 함께 팀의 밝은 미래까지 동시에 잡은 셈.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대가는 '재계약 불가' 통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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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송 키움 히어로즈 대표이사는 계약 발표 이후 "손 혁 신임 감독은 끊임없이 연구하는 지도자다. 야구에 대한 열정 또한 뜨겁다. 우승팀 코치를 비롯해 지도자 생활을 하며 얻은 경험들이 선수단에 새로운 힘을 불어 넣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손 혁 감독은 훌륭한 사령탑이 되기에 충분한 자질을 갖춘 인물이다.
팀 성적이 부진하면 그 자체가 명분이 된다. 팀 분위기 쇄신은 실제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과를 낸 팀의 사령탑을 내칠 때는 보다 분명한 명분과 설명이 필요하다. 그래야 키움 히어로즈 팬들은 물론, 팀 구성원, 그리고 팀을 새로 맡을 감독도 납득을 한다. 손 혁 신임 감독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2년 후 성과를 올리고도 팀을 떠나야 하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말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프로구단은 각자 추구하는 방향이 있다. 가시적 성과가 있더라도, 철학이 다르면 헤어질 수 있다. 다만, 의문인 점은 과연 키움 히어로즈가 추구하는 팀의 방향성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팀의 방향성과 철학이 있다면 장정석 야구는 과연 어떤 면에서 그 방향성과 맞지 않았던 것일까. 이 모든 합리적 의구심에 대해 키움 히어로즈는 팬들에게 명확하게 답변해야 할 의무가 있다. 키움 히어로즈는 한두 사람이 좌지우지 하는 동네 야구단이 아닌 수많은 팬들과의 소통으로 존재하는 프로야구단이기 때문이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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