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우완 원태인(19)이 재도약을 다짐했다.
4일 경산볼파크에서 만난 원태인의 표정은 밝았다. 시즌 막판 찾아온 불청객인 어깨 통증을 훌훌 털고 "이제 막 캐치볼을 시작했다"며 예의 환한 웃음을 지었다.
고졸 신인 원태인에게 희망과 아쉬움이 교차한 시즌이었다. 고졸 답지 않은 침착한 마운드 운영으로 구멍난 선발 로테이션 한자리를 듬직하게 메웠다. 놀랄 만한 활약이었다. 깨알 같은 아쉬움도 있었다. 고졸 신인에게 풀타임 선발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후반 스태미너가 살짝 떨어졌다. 막판 난타 당하면서 시즌을 일찍 접었다. 다 잡았던 신인왕을 놓쳤다. 평생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아쉬움이 침전물 처럼 가슴 한켠에 남았다.
"당시에 저는 느끼지 못했지만 후반 들어 체력이 떨어졌더라고요. 그러다보니 볼 스피드와 볼끝도 떨어지고 체인지업 등 변화구에 의존하게 됐죠. 올 겨울이요? 우선 스태미너를 보강하려고 합니다."
풀타임을 완주할 수 있는 체력 완성, 원태인의 겨울 목표다. 그 큰 그림 속에는 '스피드 업'도 포함돼 있다. "시즌 초반에는 140㎞ 중반까지 나왔는데 체력이 떨어지면서 스피드도 떨어졌던 것 같습니다. 스태미너를 끌어올리면 자연스레 볼 스피드도 늘겠죠. 구속을 끌어올리는 데 주안점을 두려고 합니다."
경북고 시절 원태인은 전형적인 파워 피처였다. 많은 사람들이 프로 무대에서 그가 보여줄 강력한 구위를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프로 첫해, 전천후로 투입되면서 생존이 우선이었다. 살아남기 위해 스타일에 살짝 변화를 줬다.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 구사 비율을 늘렸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다시 파워피처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원태인의 로망은 메이저리그 FA 최대어인 휴스턴 에이스 게릿 콜이다. 명승부로 끝난 워싱턴 vs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이야기를 꺼내자 "저도 7차전 봤어요"라며 반색한다. "게릿 콜은 정말 인간이 던질 수 없는 공을 던지더라고요. 그레인키도 인상적이었고요. 저는 게릿 콜 같은 (파워형) 투수가 되고 싶었는데, 굳이 따지면 그레인키(제구형) 유형이 됐네요.(웃음)"
올 겨울은 궁극적 목표인 파워피처로의 복귀를 준비해야 할 시기다. 큰 그림에 따라 변화구에도 변화를 줄 생각이다. 주무기 체인지업 외에도 슬라이더, 커터 등 정통파 변화구 완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양)창섭이 형의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배워 보려고요.(옆에서 잠자코 듣던 양창섭은 "안 가르쳐 줄건데?"라며 장난을 친다) 사실 저는 올시즌 (슬라이더를) 저만의 그립도 없이 그때 그때 되는 대로 던졌었거든요. 시즌 끝나고 (강)민호 형께서 '시합하느라 너무 체인지업만 많이 요구했다'라며 미안해 하시더라고요. 내년에는 빠른 구종을 중심으로 패기 있게 던져보려고 합니다."
희망과 아쉬움이 교차했던 2019시즌. 라이온즈를 넘어 한국야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원태인은 그렇게 한 뼘 더 불쑥 성장하고 있다. 끊임 없는 발전을 꿈꾸며 경산에서 가을 땀을 흘리고 있는 약관의 청년. 그의 다짐이 예사롭지 않다. 경산=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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