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국제대회는 변수가 많다.
예기치 못했던 황당한 일이 벌어진다. 벤치가 일일이 대처하기 어렵다. 그만큼 그라운드 위에서 뛰는 선수들의 임기응변이 중요하다.
대표팀 포수 양의지가 노련한 눈썰미로 변수를 지웠다.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12 C조 예선 두번째 캐나다전. 변수는 2회말 캐나다 공격 시작 직전 발생했다. 직전 이닝인 2회초 한국 공격 때 자이로 멘도자 주심이 양의지의 파울 타구에 마스크를 쓴 안면을 강타당해다. 캐나다 측 트레이너의 케어를 받고 복귀한 멘도자 주심은 결국 이닝 교대 시간에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문제는 대회에 대기심 규정이 없다는 점이었다. 대회 운영측은 일단 10분간 중단을 선언했다. 마운드 위에서 서성거리고 있던 김광현의 어깨가 식을 것을 우려한 벤치는 선수단을 덕아웃으로 철수시켰다.
심판진과 기술위원회의 협의로 일단 급한대로 3심제로 2회말이 진행됐다. 1루심 호세 델 푸에르토가 주심으로 이동했다. 2루심이 3루로, 3루심이 1루로 연쇄 이동했다. 2루심은 비워뒀다.
대회 운영 미숙 속에 갑작스레 찾아온10분간의 어수선한 휴식 공백. 김광현의 투구 밸런스에 악영향을 미칠 만한 악재였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에는 노련한 포수 양의지가 있었다.
급히 주심 마스크를 쓴 멕시코 출신 호세 델 푸에르토 주심이 부상 교체된 멘도자 주심보다 스트라이크 존이 더 넓은 것을 금세 파악했다. 게다가 갑작스럽게 주심 마스크를 써서 정신 없던 상황.
양의지는 클린업트리오였지만 김광현에게 빠른 승부를 요구했다. 선두 마이클 손더스를 4구 삼진, 샤를 르블랑을 역시 4구 삼진, 조던 레너튼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얼떨떨한 주심의 눈을 현혹하는 양의지의 절묘한 프레이밍까지 가미됐다. 그 덕분에 김광현은 딱 11구 만 던지고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2회말을 마치고 나서야 대회 운영측은 주심 경력이 있는 클락 오퍼레이터(시간을 재는 운영직원)을 2루심으로 배치해 다시 4심제로 복귀할 수 있었다.
초유의 심판 부상발 10분 중단과 느닷없는 삼심제란 어수선함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K-K-K를 기록하고 순항한 김광현. 이면에는 양의지의 눈썰미와 공격적 리드가 있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고척=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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