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명장은 명장이네."
요즘 프로농구 전주 KCC 경기가 끝나면 으레 등장하는 팬들 반응이다. 전창진 감독이 3년 공백 끝에 복귀해도 여전한 '능력'을 발휘해서다.
종전과 완전히 다른 팀 컬러로 변모시켜 현재 SK, DB와 함께 연패를 모르는 팀으로 만들었다. 개막 이전 주변의 예상을 뒤엎은 모습이다. '기술자 전창진'이기에 가능한 변화라는데 토를 달 이는 없는 게 사실.
하지만 전 감독은 '명장' 수식어에 대해 손사래를 쳤다. "선수들이 열심히 따라준 덕분입니다. 게다가 저는 운이 좋아요. 든든한 오른팔-왼팔이 다 있잖아요."
전 감독이 꼽은 숨은 공신은 '오른팔' 강양택 수석코치(52), '왼팔' 이상일 전력분석스카우트(34)다. 믿을 수 있는 '오른팔'만 있어도 든든한데 '왼팔'까지 지니고 있으니 두려울 게 없다.
전 감독은 "강 수석은 감독급 코치답게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조언을 잘 해준다. 이상일은 많은 시간 함께 해서 그런지 전력분석 보고가 입맛에 착착 맞는다. 그 덕분에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내가 결정장애를 겪는 경우가 있는데 그들의 조언으로 극복한다"며 활짝 웃었다.
강 수석과 전 감독은 같은 삼성전자(현 서울 삼성) 출신이고 과거 국가대표팀에서 감독-코치로 호흡을 맞췄던 터라 궁합이 맞았다. 강 수석도 전 감독과 마찬가지로 손사래를 쳤다. "감독님이 팀을 잘 이끌고 있는 가운데 옆에서 살짝 거들 뿐이다. 내가 뭘 내세울 건 없다."
전 감독은 "강 수석이 선수들을 훈련시키면서 선수 파악을 잘 한다. 경기 중 급박한 상황 선수 교체 시 의견을 물어보면 조언을 제때 해줘서 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강 수석은 "감독님이 코치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들어주는 게 오히려 고마울뿐"이라고 화답했다.
이상일 스카우트는 전 감독과 눈빛만 봐도 통한다. 2009년 KT에 입단해 2010∼2011시즌 전 감독 밑에서 프로 데뷔했다. 2013년까지 3시즌 간 전 감독의 지도를 받은 뒤 군 입대와 함께 은퇴하면서 헤어졌다가 지난해 KCC 선수단 매니저 겸 전력분석으로 입사하면서 재회했다. 이전 KT에서 매니저 생활을 3년간 한 그가 전력분석 전담 업무를 맡은 것은 올해 처음이다.
'초보'인데도 전 감독이 인정할 만큼 잘 해낸다. 전 감독은 "죽어라 노력하는 자를 당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 스카우트는 "초보인 나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무조건 많이 보고, 뛰어다니는 것이라 생각했다. 노하우를 찾을 때까지 시간으로 승부한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 훈련보다 더 힘들다고 한다. 밥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상대팀 경기 영상을 분석하는데 시간을 쏟아붓는다. 비시즌에는 구단의 배려로 영상편집 과정에 지원해 '고급기술'도 익혀뒀다. '적들의 동태'를 파악하느라 KCC 경기를 현장에서 본 적이 없는 유일한 KCC 구단 직원이다.
이 스카우트는 "한 경기를 위해 선수 외의 구단 직원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새삼 깨달았다. 많은 교훈을 얻는다"면서 "분석 보고서가 경기에 반영돼 좋은 결과가 나오면 선수 때와는 다른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큰 비결은 감독님과 단장님이 농구 전문가이니 내가 놓친 부분에 대해 피드백을 주고, 항상 많은 대화를 해주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감독-코치-스카우트가 '공(功)'돌리기를 했다. 코트에서도 공이 잘 돌아가는 KCC가 맞는 모양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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