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범현대가 내 재계순위 3위라는 변화 외에도 상당한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정몽규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자 선정 직후인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항공업을 중심으로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공사업은 이동 수단 제공하는 단순 서비스업이다. 건설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는 HDC와 선뜻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물론 면세점사업과 호텔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HDC와 시너지효과만 고려했다면 유통·서비스 기업을 내세워야 한다. 그러나 정 회장은 '모빌리티 기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정 회장은 다양한 방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자랑하는 경영인으로 꼽힌다. 별명도 팔색조다. HDC만이 아닌 범현대와의 시너지를 고려한 큰 그림을 그렸을 가능성이 높다. '팔색조'의 날개짓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성장 정체기를 겪고 있는 범현대가의 수익구조 축을 HDC중심으로 옮기는 첫 단추가 될 전망이다.
즉, 사업적인 측면만 놓고 봤을 때는 범현대가의 사업중심 축을 HDC로 끌어 올 수 있다. 항공사업은 삼성그룹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수차례 눈독 들여왔던 사업 중 하나다.
항공사업은 돈만 있다고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은행장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다시 나올 수 없는 매물'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항공사업을 위해선 까다로운 국토부 승인을 비롯해 해외 운송권 등 운영상 허가 사항이 많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다.
반면 이종업종과 융복합을 할 수 있는 범위는 상당하다. 든든한 아군이 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이종업간 융복합이 요구되는 경제환경에 이만한 사업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범현대가 외에 재계 전반에서 정몽규 회장의 영향력은 높아질 수 있다.
정몽규 회장은 아시나나항공 인수를 바탕으로 HDC를 모빌리티그룹으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상황에 따라 추가 M&A도 가능성도 열어뒀다. 사업구조 변화에 있어 경쟁력을 갖춘 사업 파트너도 찾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정몽규 회장의 모빌리티그룹은 단순히 탈것이 아닌 흐름(통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정 지역에서 원하는 곳까지 최적의 방법을 제시하는 형태다. '항공-차-기차-배' 등을 연계하는 형태라 이해하면 쉽다. 향후에는 플라잉 카, 자율주행차와 연계가 가능하다.
범현대가의 큰 축을 맡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최근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인 플라잉 카 개발을 추진중이다. 그룹 차원에서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중 하나다. 성장세가 멈춘 자동차 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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