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30분 하는데 몇 달을 고민했다니까요."
20일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9 KBO 2차 드래프트 현장. 30분 만에 행사를 마치고 나온 모 구단 단장은 이렇게 이야기 했다.
보강보다는 지키기에 급급하다. 2차 드래프트의 아쉬운 현실이다.
"다른 때보다 유독 패스가 많더라구요."
현장에 참석각 구단 담당자들의 이구동성. 실제 그랬다. 3라운드까지 알뜰하게 채운 구단은 딱 4팀(한화 NC LG SK) 뿐이었다. 2라운드까지 찍은 구단은 삼성과 KT 등 2팀, 딱 1명만 찍은 팀은 롯데와 KIA 등 2팀, 아예 안 뽑은 팀도 키움, 두산 등 2팀이나 됐다.
회의론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MLB의 룰5드래프트에서 착안해 도입한 2차 드래프트의 취지는 두가지. 구단 간 전력 불균형 해소와 선수의 뛸 기회 확대다.
이 취지가 제대로 반영되고 있을까. 우선 픽을 얻는 하위팀을 살펴보자. 최하위 롯데는 SK 외야 유망주 최민재(25) 딱 한명만 1라운드에서 뽑았다. 2,3라운드는 패스했다. 보강이 필요한 포수 포지션은 외면했다. KT위즈 포수 이해창은 차 순위 팀인 한화 이글스가 1라운드에서 지명했다.
롯데 성민규 단장의 말이 2차 드래프트의 한계를 잘 설명한다. "당장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밴드를 붙이려는 차원이 아니었습니다. 영입하는 베테랑 선수들이 1~2년 젊은 선수들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가 나가버리면 우리는 또 다시 선수가 없게 되잖아요. 2차 드래프트에 당장 쓸 수 있는 좋은 선수들은 있었지만 4~5년 미래까지 책임져줄 선수는 없었습니다."
각 구단이 유망주 보호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 하다보니 결국 2차 드래프트 시장에 나오는 선수는 '노망주'나 은퇴 직전의 고참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사실 돈은 돈대로 쓰고 젊은 선수 육성을 포기하면서까지 데려올 만한 선수는 극히 드물다.
각 라운드 별 구단 보상금은 1라운드 3억원, 2라운드 2억원, 3라운드 1억원. 특급부터 상위 라운드 신인 선수 계약금 수준이다. 일단 자기 선수 잘 지키게 우선 과제. 진짜 취약한 포지션에 요행을 바라며 '모험' 같은 픽을 한다. 두산, 키움 같은 상위팀은 그나마 찍을 만한 선수가 더 없어진다. 그러니 결과는 모두 패스다.
모 구단 단장은 이런 말을 하고 자리를 떴다.
"사실 이거 이제 그만해도 됩니다. 예전 신생팀 전력 보강을 위한 거라면 모르지만 이제는 그 필요성도 없고요. 항상 연차 많은 선수가 나오는데 차라리 일정 연차가 지난 선수를 풀어주면 됩니다."
1군 최소 등록 일수를 몇 시즌 이상 채우지 못한 선수가 자동 FA가 되는 제도. 진지하게 고민해볼 때가 됐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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