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리버풀과 FC바르셀로나의 2018~2019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4강2차전이 열린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
재미있는 상황이 펼쳐졌다. 리버풀이 3-0으로 앞서던 후반 34분이었다. 리버풀의 슈팅이 바르셀로나의 수비수 몸을 맞고 튕겨 나왔다. 코너킥 상황. 바르셀로나가 코너킥 수비 진용을 갖추기 전에 볼 보이는 키커에게 빠르게 공을 전달했다. 볼을 받아 든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는 곧바로 코너킥으로 연결, 디보크 오리기가 득점으로 완성했다.
당시 무리뉴 감독은 "볼보이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지 못하는 클럽이 있다. 팀이 이기고 있더라도 볼이 빨리 전달돼야 한다. 그 속도가 중요하다. 그래야 경기 템포가 빨라진다. (리버풀의) 그 볼 보이는 최고였다. 심지어 선수들이 공을 원했던 곳을 알았다. 아주 똑똑하고 밝은 아이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었다"고 칭찬했다.
그로부터 6개월이 흘렀다. 이번에는 무리뉴 감독이 볼보이의 '덕'을 봤다.
토트넘은 27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림피아코스와의 2019~2020시즌 UCL 조별리그 5차전에서 4대2로 역전승했다.
하이라이트는 후반 4분이었다. 토트넘이 1-2로 밀리던 상황. 터치라인에서 나간 볼을 볼보이가 재빨리 오리에에게 전달했다. 오리에는 빠르게 드로인했고 이를 모우라가 잡아서 크로스, 케인이 골을 집어넣었다. 역전의 시발점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케인의 동점골이 터지자 곧바로 볼보이에게 다가가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을 나눴다.
경기 뒤에는 "이러한 동점골을 터트리기 위해서는, 아주 좋은 볼보이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 나도 10~16살쯤 아주 좋은 볼보이였던 기억이 있다. 그 볼보이는 단순히 관중석이나 조명을 바라보고 있는게 아니라, 경기를 읽을 줄 아는 아이였다"고 칭찬했다.
이어 "그는 우리와 함께 경기를 하고 있었다. 경기 직후에 그를 라커룸으로 불러 선수들과 함께 승리를 축하하려고 했는데, 아이가 사라지는 바람에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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