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김준석 기자] '쌉니다 천리마마트' 김병철이 훨훨 날아올랐다. 인생의 진짜 주인이 되는 자유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비록 판타지일지라도, 내가 아닌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위해 살아온 시청자들 또한 함께 비상할 수 있었던 벅찬 시간이었다.
tvN 불금시리즈 '쌉니다 천리마마트' 지난 10회에서 정복동(김병철)은 과거 자신이 단행한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김과장(김대령)과 만났다. 해고 후 몇 번의 창업 실패로 생활고를 겪으며 극단적 선택까지 결심하게 된 그를 차마 말릴 수도 없었다. 자신이 그의 삶을 나락으로 빠뜨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복동은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겪어왔다. 김과장처럼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절벽 아래로 밀어 넣었다는 죄책감에 오랜 시간 고통받은 것. "회사를 위해서 그런 거야"라는 변명과 위안으로 스스로를 달래왔지만, "인생에서 한 번 더, 해고를 당하는 거다"라면서 죽음까지 결심한 김과장을 보면서, 그 역시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극한의 괴로움을 느꼈다. 회사를 위한 일이었지만, 죄책감과 원망은 모두 정복동이 짊어져야 했다.
그런 그에게 구원자가 되어 준 건 바로 천리마마트 알바생. 청소업체로부터 부당 해고를 당한 노인(김기천)을 정복동이 채용 한 것. 삶의 연륜이 묻어나는 그는 김과장에게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를 보며 살아가라 다독였고, 김과장은 다시 살아갈 용기를 냈다.
그렇게 천리마마트는 트라우마뿐 아니라 회사에 얽매였던 삶을 해방시켜줬다. 천리마마트로 오기 전 그의 인생의 목표는 오로지 '회사'였다. 늘 김회장(이순재)이 원하는 것을 알아서 찾아 처리했고,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 구조조정과 같은 희생도 마다하지 않았다. 'DM그룹 이사'라는 직함이 그의 정체성이자 인생의 전부였던 것. 그런 그에게 천리마마트로의 좌천은 되레 자유를 선사했다. 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회사를 망칠 계획을 짜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했기 때문이다. DM그룹 이사였다면 눈에도 차지 않았을 사람들을 대거 고용하고, 회사 돈으로 '좋은 일'도 맘껏 했다. "이 춤을 춰보고 싶었어, 근무시간에"라며 마트 영업시간에 손님들 앞에서 춤을 췄고, 아예 나이트클럽까지 개장해 직원과 손님 모두가 하나되는 신나는 춤판을 벌이기도 했다.
천리마마트 3인방과 빠야족, 그리고 김과장을 구원한 알바생에게 그가 새 삶을 시작할 기회를 주었듯, 천리마마트 또한 그에게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기반을 마련했다. 정복동이 권영구(박호산)에게 "난 장기를 두는 플레이어거든"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고, 마트를 자유롭게 누비다 공중으로 훨훨 날아오를 수 있었던 이유였다. 회사에 맞춰 살다보니 내 삶의 주인이 과연 내가 맞는지 회의감과 공허함에 빠졌던 수많은 '정복동', 비로소 인생의 '주인'이 된 그의 비상이 전한 진짜 행복에 위로받았고, 함께 즐겼다.
narusi@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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