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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원은 아버지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세운 개국공신이자 세종의 아버지, 야심가이자 철혈의 군주로서 역사적으로 익히 잘 알려진 인물이다. 위화도 회군과 두 차례 왕자의 난을 중심으로 한 여말선초 교체기 또한 이미 한국 드라마와 영화사에서 수차례 변주됐다. 그중에는 '용의 눈물'을 비롯해 '대왕세종', '뿌리깊은나무', '정도전', '육룡이나르샤' 등 이미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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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 가득한 피의 군주가 아닌 감성적인 인간 이방원을 보여주고자 했어요. 사실 '순수의시대' 때 아쉬움이 많아서 언젠가 이방원 역을 다시 한번 해야지, 하는 생각은 늘 갖고 있었죠. '순수의시대'는 미인계에 초점이 맞춰지고, 이방원은 1차 왕자의 난이란 사건의 배경 느낌이었거든요. '나의나라' 이방원은 우선 무게감 있는 악역(안타고니스트)이고, 이야기 흐름의 중심에 있으니까 좀더 움직임이 자유롭고 시원한 부분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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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의 대척점에 선 이방원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뿌리깊은나무'에서 백윤식 선배님이 이도(송중기)한테 '너도 한번 살아보거라' 말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 묘한 눈빛을 굉장히 인상적으로 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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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은 "현장에 동년배라곤 저보다 세살 어린 태령(김재영) 밖에 없었다. 둘이 이야기를 참 많이 했다"며 뜻밖의 외로움도 고백했다. 문복 역의 인교진에 대해서는 "칼을 물고 코미디하는 친구"라고 호평했다. 그는 "우도환과 양세종, 설현 같은 젊은 배우들로부터 많이 배웠다"고 거듭 강조했다.
"제 평생에 가장 아쉬운 작품 중 하나가 '대망'이에요. 그런데 이 친구들은 '대망' 시절 저보다 한두살 위인데, 보여주는 준비성이나 깊이가 대단해요. 그 나이에 이렇게 밀도 있는 연기를 할줄 안다는게 놀라웠어요."
장혁이 꼽은 '나의 나라'의 명장면은 드라마 말미 이성계와의 문답이다. 장혁은 "김영철 선배님이 쏟아내는 감정에 절로 빠져들면서 휩쓸렸다"는 속내들 드러냈다.
장혁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연기는 세자가 된 뒤 면류관을 집어던지는 모습이다. 이성계나 남전과는 달리, 이방원에게 옥좌는 '나의 나라'를 만들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상대편 적장의 목을 베서 휙 던지는 느낌을 보여주고자 했어요. 내 자리인데,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너무 길었고, 막상 닿고 보니 뭘 해야할지 알수 없는 거예요. 다. 버려진 자들을 만들지 않기 위해 칼을 들었는데, 현실은 서검(유오성)부터 서휘, 남선호까지 다 버렸잖아요. 영화 '졸업' 마지막에 결혼식장에서 도망쳐서 버스 안에 앉아서 어쩔 줄 모르는 두 사람처럼, 공허함이 차오르는, 어쩌면 애처롭기까지 한 이방원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방원은 극중 이방원의 이미지를 더욱 날카롭게 담금질한 얼굴의 흉터에 대해서도 고백했다. 어디까지나 각본이 아닌 우연이었다는 것.
"운동하다가 잘못 부딪혀서 난 상처에요. 결코 일부러 의도된 건 아닌데, 막상 생기고 나니 캐릭터와 잘 어울리더라구요. '라이온킹'의 스카 느낌 나지 않나요?"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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