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잠이 부족해서 큰일이네요(웃음)."
NC 다이노스 투수 이재학(29)은 인터뷰 내내 눈을 비비면서도 행복한 표정만큼은 감추지 않았다.
이재학은 지난 10일 쌍둥이 아빠가 됐다. 팀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LG 트윈스에 패하면서 시즌을 마감했지만, 이재학에겐 아쉬움에 빠질 겨를이 없었다. 팀 일정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아내가 입원한 병원으로 달려간 이재학. 예정 분만일에 비해 한 달 가량 빨리 출산한 두 자녀와 병원에서 동고동락했다. '튼튼이'와 '탄탄이'(태명)가 건강하게 퇴원한 뒤엔 창원에서 마무리훈련을 병행하면서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정성을 쏟고 있다. 이재학은 "아이들이 처음 작게 태어나서 '건강하라'는 말만 했던 것 같다. 이제 집에 왔는데 잠이 부족해졌다"면서도 "분유값을 벌어야 하는 만큼 더 파이팅해야 한다"고 웃었다.
이재학의 올 시즌 24경기 129⅔이닝을 던져 10승4패,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했다. 지난 5월 타구 처리 도중 허리를 다쳐 이탈했지만, 후반기 맹활약하면서 NC가 가을야구로 향하는데 힘을 보탰다. 이재학이 두 자릿수 승수로 시즌을 마친 것은 지난 2016년(12승)에 이어 세 시즌 만이다. 이재학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있지만, 그나마 선방한 것 같다"며 "전반기 막판 좋아질 시점에 다쳐서 많이 아쉬웠다. 후반기에도 감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어떻게든 버티면서 견디려 했다"고 한 시즌을 돌아봤다. 이어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데 쌍둥이들도 한 몫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의미 있는 시즌이었지만, 100% 만족은 없는 눈치다. 이재학은 매년 제기된 '새 구종 장착'을 꼽았다. 그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지 못했다. 작년엔 감이 잡히는 듯 했는데, 올해는 (스트라이크 존에) 빗나가는 공이 많았다"며 "구종 숙제를 빨리 풀어야 되는데 좀처럼 되질 않는다. 체인지업 외에 10개 이상 던질 수 있는 공을 만들고 싶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또 "올 시즌 지난해보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높아진 것도 그런 부분(슬라이더 구사 비율 하락)이 있지 않나 싶다. 우타자들에게 슬라이더를 보여줄 때 직구, 체인지업에 비해 다른 반응이 나왔던 점을 보면 그렇다"며 "슬라이더가 안정되면 좀 더 편안하게 승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어느덧 팀 내에서 '베테랑'이라는 수식어가 낯설지 않은 연차가 됐다. 이재학은 "아직 서른인데, 연차가 많다보니 베테랑 소리도 듣는 것 같다"며 "시즌 중 다른 선수들이 자녀를 야구장에 데려올 때 굉장히 예뻐 보였다. '나도 빨리 낳아서 데려와야 할텐데'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제 낳았으니 아이들이 커서 야구장에 올 때까지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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