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슬픈 MVP."
'KBK' 김보경(30·울산 현대)은 'MVP'를 수상하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 것 같느냐는 질문에 "슬플 것 같다"고 했다.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2019년 하나원큐 K리그 어워즈에서 K리그를 빛낸 최고의 별로 선정되기 전, "팀이 우승하지 못해, MVP를 수상하더라도 슬플 것 같다"며 "선수들이 나를 MVP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내가 MVP가 되고 싶었던 이유도 팀의 우승을 위해서다. 우승하지 못해 너무도 아쉽다"고 말했다. 울산은 하루 전인 1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최종전에서 1대4로 충격패하며 같은 날 강원FC를 1대0으로 물리친 전북 현대에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승점 79점 동률에 다득점에서 1골 뒤지며 2005년 이후 14년만의 우승이 물건너갔다.
하지만 팀의 '슬픈 준우승'에도 김보경은 MVP로 인정받았다. 올시즌 35경기에서 13골 9도움을 터뜨리는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최종점수 42.03점을 얻었다. 각 구단 주장(30%) 감독(30%) 그리고 K리그 등록 미디어(40%) 투표를 통해 나온 점수다. 우승팀 전북의 에이스로 부상한 '10골 10도움'의 문선민(24.38점)과 대구FC의 에이스 세징야(22.80점), 올 시즌 공격수로 맹활약을 펼친 완델손(포항, 10.79점)을 따돌렸다. 김보경은 "기사를 보니 문선민이 MVP 욕심을 내는 것 같더라. 문선민이 받게 된다면 축하를 해주고 싶다"고 말했는데, 정작 김보경 자신이 문선민의 축하를 받았다.
김보경은 지난 1월 일본 J리그 가시와 레이솔에서 울산으로 임대 와 MVP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번뜩이는 드리블과 날카로운 왼발 킥 능력을 앞세워 울산을 우승권에 올려놓았다. 지난 3일 FC서울 원정에서 허를 찌르는 왼발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최악의 경기로 기억되는 포항과의 최종전에서도 주니오의 동점골을 도우며 제 몫을 다했다. 김보경은 팀의 준우승에도 "올 시즌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개인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앞서 베스트일레븐 미드필더 부문에도 올라 2관왕을 차지했다.
김보경의 MVP 수상으로 K리그는 2시즌 연속 '준우승팀 MVP'를 배출했다. 지난해에는 2위팀 경남FC 소속으로 26골을 폭발한 말컹(현 허베이)이 수상했다. 미드필더 수상자는 2009년 이후 이재성(2017년·당시 전북)에 이어 김보경이 2번째다. 울산 소속 MVP는 2013년 김신욱(현 상하이 선화) 이후 6년만으로, 2016년과 2017년 전북에서 활약했던 김보경은 K리그에서 맞이한 3번째 시즌에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2010년 이후 K리그 MVP 수상자 (K리그1 기준)
수상연도=이름=포지션=소속팀
2010=김은중=공격수=제주 유나이티드
2011=이동국=공격수=전북 현대
2012=데얀=공격수=FC서울
2013=김신욱=공격수=울산 현대
2014=이동국=공격수=전북 현대
2015=이동국=공격수=전북 현대
2016=정조국=공격수=광주FC
2017=이재성=미드필더=전북 현대
2018=말컹=공격수=경남FC
2019=김보경=미드필더=울산 현대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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