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둘 중 한 명이라도 터지면 다행이다."
결전을 앞둔 서동철 부산 KT 감독이 속내를 드러냈다.
서 감독이 이끄는 KT는 3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서울 삼성과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홈경기를 치렀다.
최근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2연승을 달리며 신바람 행진 중이었다. 그것도 2연속 역전승을 거두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한 가지 고민은 있었다.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었다.
KT는 올 시즌 바이런 멀린스와 알 쏜튼으로 외국인 선수 라인업을 구성했다. 장신(2m12)인 멀린스는 KT의 골밑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앞서 팀 내 최다인 8.6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힘을 보탰다. 단점은 기복이 있다는 것이다. 멀린스는 올 시즌 평균 16.4점을 기록했다. 지난 10월27일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는 혼자 29점을 몰아넣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6일 창원 LG전에서는 단 1점에 그치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알 쏜튼은 화려한 스펙을 자랑한다. 지난 2007년 미국프로농구(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4순위로 LA 클리퍼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골든스테이트 등 NBA 커리어를 쌓은 뒤 중국, 일본 리그에서 경험을 더했다. 베테랑 쏜튼은 승부처마다 득점포를 가동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하지만 다소 많은 나이 탓에 체력 관리가 필요했다. 서 감독은 "두 선수 중 한 명이라도 터지면 다행이다. 둘 다 침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선발 출격한 멀린스는 1쿼터 10분 동안 3점-1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공격 시도가 단 네 차례에 그칠 정도로 소극적이었다. 2쿼터도 비슷했다. 멀린스는 4분9초 동안 무득점에 머물렀다. 높이를 활용한 인사이드 공략도 없었다. 쏜튼도 마찬가지였다. 실책으로 스스로 발목 잡으며 고개를 숙였다.
후반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쏜튼이 어깨를 활짝 폈다. 연속 득점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골밑에서도 힘을 발휘했다. 3쿼터 10분 동안 리바운드 6개를 잡아내며 공격을 도왔다. 전반을 42-50으로 밀렸던 KT는 3쿼터 71-69로 역전하는 데 성공했다. 기세는 계속됐다. 쏜튼은 4쿼터 시작과 동시에 정확한 패스로 양홍석의 득점을 도왔다. 그의 손을 떠난 공은 동료들의 득점으로 연결되며 펄펄 날았다. 이날 쏜튼은 혼자 24점-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의 96대83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뒤 서 감독은 "우리의 메인 옵션은 멀린스다. 하지만 멀린스가 부진할 때 쏜튼이 큰 힘을 내줘서 다행이다. 둘이 코트에 나서는 것이니 한 명만 잘 해줘도 다행"이라며 미소지었다.
부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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