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코믹스릴러'라는 장르가 한국 드라마계에 퍼진 지 오래라지만, 최근 방영되는 tvN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에는 특별함이 있다.
주인공인 육동식은 본래의 성격은 '호구'라고 불릴 정도로 착한 성품의 인물이지만, 어느 날 기억을 잃고 우연히 손에 쥐게 된 다이어리 때문에 자신이 싸이코패스라고 착각하게 된다. 일반적인 '싸이코패스'가 등장하는 스릴러 드라마가 아니라, 싸이코패스라고 '착각'하는 인물의 이야기가 그려지며 코믹함을 더한 '싸패다'는 적절한 코믹과 스릴러의 조화로 시청자들에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특히 실제 싸이코패스의 등장과 동시에 그려지는 가짜 싸이코패스의 활약상들이 웃음을 자아낸다. '까불이 찾기'처럼 최근 유행처럼 번져있던 범인 찾기가 이야기의 주된 서사가 되는 것이 아닌 '싸패다'는 이미 진짜 싸이코패스가 회사의 이사인 서인우(박성훈)라는 것을 밝혀주며 여타 드라마와의 차별성을 꾀했다. 여기에 서인우가 '가짜 싸패' 육동식을 보고 동질감을 느끼는 모습이 그려지며 시청자들의 재미도 올라갔다.
특히 지난 방송에서는 자살을 위장한 쾌락살인을 즐기는 '포식자'를 체포하기 위한 '포식자 살인마' 전담팀이 꾸려지며 육동식과 서인우가 동시에 위기에 놓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가짜인 육동식과 진짜인 서인우가 동시에 위기에 처하며, 이 위기 속에서 두 사람이 어떤 활약을 보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졌다. 여기에서도 '싸패다'표 코믹이 빛을 발했다. 육동식이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시작했던 일이 시민상으로 이어진 것. 이로 인해 육동식은 '시민영웅'에 등극하며 웃지 못할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육동식이 호구에서 '가짜 싸패'가 되며 벌어지는 일들은 시청자들에게 현실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동안 회사와 일상에서 당하기만했던 그가, 다이어리를 손에 쥔 뒤 몰라 보게 당당해지는 모습들이 전파를 타며 약자가 강자가 되는 반전을 보여준 것. 덕분에 시청자들의 공감과 응원이 쏟아지고 있고, 류용재 작가가 밝힌 '싸패다'가 주는 교훈에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진다. 류 작가는 제작발표회에서 "일상에도 많은 사이코패스들이 오히려 선하고 마음이 약한 사람들의 뒤통수를 치고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이코패스들이 성공하는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사이코패스처럼 강해지고 해를 입혀야만 살아남을지, 괴물이 되어야만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쓴 얘기"라고 말했다.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단순한 코믹스릴러를 넘어서며 극도의 현실감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비록 시청률은 2.2%(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으로 다소 낮은 편이지만, '백일의 낭군님', '듀얼'을 연출하며 시청자들의 인정을 받은 이종재 PD와 '개와 늑대의 시간'을 집필했던 류용재 작가의 합심이 중반부로 향하는 '싸패다'를 든든하게 지키는 중이다. '가짜 싸패'라는 착각으로 전반부를 끌어왔던 '싸패다'가 중후반부 설정과 떡밥의 힘을 받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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