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모리야스 하지메 일본축구대표팀 감독의 목소리에는 유독 힘이 없었다.
일본은 10일 대한민국 부산에서 개막하는 2019년 EAFF E-1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출전한다. 남자부는 한국, 중국, 일본, 홍콩이 우승컵을 두고 격돌한다.
지난 2013년 우승팀 일본은 이번 대회 참가국 가운데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이 가장 높다. 일본은 28위다. 한국(41위), 중국(75위), 홍콩(139위)이 그 뒤를 잇는다.
하지만 분위기는 좋지 않다. 일본은 지난달 홈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친선경기에서 1대4로 완패했다. 전반에만 4골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일본이 전반에만 4골을 내준 것은 지난 1954년 마닐라아시안게임 인도네시아전 이후 무려 65년 만의 일이다. 충격적인 패배. 더욱이 일본은 지난 6월 칠레와의 코파아메리카 대결에서도 0대4로 패한 바 있다. 불과 6개월 사이에 두 차례나 4실점 경기를 하며 고개를 숙였다.
여론은 차갑게 식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큰 기대감 없는 모습이다. 특히 동아시안컵은 FIFA 주관 대회가 아니다. 선수 차출 의무가 없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합류하지 못한 이유다. 모리야스 감독은 '새 얼굴'로 대회에 나선다. 최종 22명 가운데 10명이 최초 발탁됐다. 모리야스 감독이 겸임하고 있는 올림픽 대표 선수도 12명이 승선했다. 현지 언론은 '다시 참극이 반복되는가. 2020년 도쿄올림픽을 대비하고, 22세 이하(U-22) 세대 강화에 중점을 둔 결과 스타 부재라는 이례적인 팀이 편성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모리야스 감독 역시 현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그는 9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시종일관 어두운 표정이었다. 현장 일본 기자들은 "모리야스 감독이 베네수엘라전 패배 뒤 인기가 급추락했다"고 귀띔했다.
무거운 분위기. 더욱 부담스러운 것은 한-일전이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에 패한 바 있다. 그는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과 홍콩도 감독들이 잘 만들었다. 다 함께 성장하고 있다. 한국은 선수 시절과 감독이 된 뒤에도 대결했다. 항상 어려운 팀이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은 여전히 까다로운 상대다. 좋은 경기력으로 함께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의 개인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우리 자신의 축구를 구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은 10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중국과 대회 첫 경기를 치른다.
부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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