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자, 빨리빨리 합시다!" "이쪽으로 좀 붙어주세요!"
14일 오전 10시 손발이 꽁꽁 얼어붙은 겨울 아침, 다세대 주택들이 다닥다닥 늘어선 인천 숭의동 좁다란 오르막길에 '검은 앞치마' 인간 띠 선봉에 선 '박태환 원장'이 씩씩하게 소리쳤다. 박태환수영과학진흥원과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 운동 인천지부가 함께한 뜻깊은 봉사 현장에 30여명의 임직원, 회원들이 동참했다. 박태환은 지난 9월 지역 사회의 뜻있는 기업인, 체육인들과 함께 비영리 사단법인 박태환수영과학진흥원을 설립했다. 지역사회 소외계층 지원, 체육 꿈나무 육성 및 장학금 지원, 선진수영 프로그램 보급 및 장애인 수영 재활 프로그램 무료 운영 등을 목적 삼았고, '지역 유지' 김장성 인천광역시 골프협회장이 이사장, 박태환이 원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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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정각에 시작된 이날 홀몸 어르신 등 소외 계층을 위한 연탄 릴레이엔 가구당 300장씩 7가구, 총 2100장의 연탄 배달이 예정됐다. 박 원장조의 '작업 할당량'은 3가구 900장. "연탄 300장이면 어르신들이 얼마나 쓰실 수 있어요?" 박태환이 관계자에게 물었다. "하루에 2~3장, 한 달에 60~90장이니 세 달 정도 쓸 수 있는 양"이라는 답에 박태환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 얼마 안되네요. 더 많이 해야겠네요."
박태환은 이날 연탄나눔 봉사를 위해 제주도에서 촬영중 새벽 비행기를 탔다. "축구 전지훈련 중 아침에 날아왔다"며 웃었다. 박태환은 최근 JTBC 인기예능 '뭉쳐야 찬다'에서 뜻밖의 축구 실력으로 뜨거운 화제가 됐다. 겨우 4시간 눈을 붙였다는데, 아침부터 연탄을 나르는 박태환의 손놀림은 경쾌하고 노련했다. "인천시청 동료들과도 함께 했었고', 지누션의 션형과도 해보고… 겨울마다 자주 해봤다"며 싱긋 웃었다.
'금메달 선수조'의 연탄 나르기 속도는 점점 빨라졌다. 이날의 첫 미션, 2층 양옥집 배달엔 40분이 걸렸다. 두 번째 지하 단칸방 배달엔 31분, 세 번째 고지대 난코스 배달은 불과 18분이 소요됐다. 팔다리가 긴 에이스 박태환이 계단 2개를 커버하는 '어려운 구간'을 담당했다. 한쪽 다리를 쭉 뻗은 채 리듬감 넘치는 자세, 쉼 없는 손놀림으로 연탄을 날랐다.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뭉찬' 몸풀기, 사이드 런지 동작"이라는 너스레에 웃음이 번졌다. 2100장의 연탄이 순식간에 배달됐다. 12시까지로 예정된 모든 미션을 11시40분경 마무리했다. 박태환이 주민들을 위해 자비로 준비한 수건 2박스를 전달하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함께 봉사에 나선 진흥원 가족, 어린이 팬들의 사진 요청에 환한 미소로 응답한 후 2시간의 봉사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얼굴에 연탄가루를 묻힌 채 행복 넘치는 미소를 나누며 삼삼오오 헤어지는 뒷모습이 훈훈했다.
박태환은 "이런 일들이 뿌듯하기도 하고, 더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오늘뿐 아니라 앞으로 더 좋은 일을 더 많이 하고 싶다. 다양한 봉사를 통해 더 좋은 자리를 많이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오늘 우리의 작은 정성이 추운 겨울 어르신들에게 부디 편안하고 따뜻한 잠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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