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최근 시상식에서 만난 한 야구인이 개탄을 했다. "반발계수가 낮아진 공인구로 인해 KBO리그에서 몇명의 타자들이 사지로 내몰렸는지 계산해봤는가. 그 여파는 관리자인 감독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경기시간은 약간 줄었다고 하지만 관중도 함께 줄었다. 긍정적 요소보다 부정적 요소가 더 많아졌는데 KBO는 계속해서 이 반발계수로 리그를 진행할 것인가."
올해 0.4134~0.4374에서 0.4034~0.4234 이하로 반발계수가 조정된 공인구의 충격파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타자들의 타격 매커니즘을 깡그리 무너뜨렸다. 타자들은 짧아진 비거리에 먼저 심리적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어 더 세게 치려다 타격 밸런스마저 무너져 회복하기 힘들었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 때만해도 "(공인구 변화를) 크게 느끼지 못하겠다. 그냥 하던대로 내 타격만 하겠다"던 타자들이 줄줄이 '커리어 로우'의 덫에 사로잡혔다.
역시 숫자로 나타났다. 총 홈런수에서 지난해(1756개)보다 742개가 줄어들었다. 43% 감소다. 홈런수의 총비거리는 115.3m로 지난해(117.9m)에 비해 2.6㎝가 줄었다. 공인구 반발계수가 0.01이 줄어들 경우 비거리가 2m 감소한다 통계가 들어맞았다. 여기에 장타율도 기존 0.450에서 0.385로 뚝 떨어졌고, OPS(출루율+장타율) 역시 0.803에서 0.722로 줄었다.
규정이 한 번 바뀌면 개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즉, 2020시즌에도 타자들은 같은 공을 공략해야 한다는 얘기다. KBO 생태계가 완전히 일본야구처럼 바뀔 공산이 커졌다. 반발계수도 일본야구와 같이 내렸기 때문에 그들이 펼치는 철저한 '스몰볼'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타자들은 과감히 홈런 욕심을 줄이는 것이 좋다. 사실 공인구 변화로 팀 내 '거포'라고 불릴만한 타자는 2~3명밖에 없다는 것이 지표로 드러났다. 결국 나머지 타자들은 볼 컨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큰 것보다 단타에 집중해야 한다. 이후 루상에서 상대를 흔드는 감독의 전략도 중요할 전망이다. 홈런으로 손쉽게 점수를 낼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는 얘기다. 발로 뛰면서 아기자기한 야구를 하는 팀이 이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복수의 야구인들은 "타자들이 올해 공인구 변화를 경험해봤기 때문에 분명 내년에는 적응할 것이다. 홈런은 많이 향상되지 않는다고 해도 스토리 있는 야구, 재미있는 야구가 전개될 것"이라며 장밋빛 미래를 예상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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