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걱정 하던 부분이 바로 나오더라고요. 초반부터 힘 좀 주고 있습니다."
이민성 대전 하나시티즌 감독은 분주했다. 5일 첫번째 훈련을 진행한 이 감독은 '초보 감독'답게 열의가 넘쳤다. 작은 것 하나하나 까지 챙겼다. 그렇다고 경직되지는 않았다. 오랜 코치 생활로 풍부한 경험을 지닌 이 감독은 유연한 사고, 그리고 특유의 친화력으로 선수들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대전의 클럽하우스 덕암축구센터에서 첫 훈련을 마치고 만난 이 감독은 아쉬운 부분부터 언급했다. 그는 "걱정하던 부분이 첫 훈련부터 나왔다, 체력적인 부분이 부족하다는 게 느껴졌다, 뒷통수 맞은 것 같았다. '이 정도인가' 싶었다. 조직력, 기술도 중요하지만 결국 어느 정도의 체력을 끌어올리느냐가 중요하다. 첫 훈련인데 우려했던 부분이 나와서 다시 마음을 다잡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체력은 지난 시즌부터 지목됐던 약점이다. 이 감독은 빠르게 체력훈련 강도를 높일 생각이다.
또 다른 부분은 분위기다. 이 감독은 "들어오고 처음 선수들과 같이 밥을 먹었다. 분위기가 너무 가라앉았더라. 잘되는 팀은 시끌시끌하다. 선수들에게 '분위기를 바꿨으면 좋겠다. 훈련장과 사적인 자리는 구분하고 싶다. 훈련 때는 힘들게 할지 모르겠지만, 외적인 시간은 편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했다. 다행히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이 감독은 "첫날보다는 확실히 나아지는 것 같다. 애들도 조금씩 웃는 것 같다"고 웃었다.
지난 달 대전의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된 이 감독은 쉴 틈 없는 연말을 보냈다. 그는 "바쁘게 지냈다. 선수 영입도 그렇고, 내년 구상도 했다. 아직 선수 영입이 마무리 되지 않아 더 그랬다"고 했다. 올 겨울에도 대대적인 투자를 할 것으로 보였던 대전은 의외로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진현을 더한 게 전부다. 이 감독은 "불안하지는 않다. 구단 프런트를 믿는다. 허정무 이사장님이 축구를 했던 분이고, 누구보다 잘 아시는 분 아니냐"고 했다.
그 사이 라이벌팀들의 선수 영입 행보가 눈에 띄었다. 경남FC는 이정협 윌리안 에르난데스 임민혁 등을 더했고, 부산 아이파크도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 감독은 "다른 팀 신경 쓸 여력이 없다. 우리에만 집중하자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아직 오피셜이 나지 않아서 그렇지 우리도 못지 않은 선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웃었다.
코로나19로 대전은 1차전훈지를 세번이나 바꾼 상황이다. 당황할 법도 했지만 이 감독은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이 감독은 "어떤 변수가 와도 유연하게 대처하면 된다. 내가 불안해 하면 코치, 선수들은 더 불안하다. 이사장님도 '감독이 되면 이런저런 예상치 못한 상황이 올거다'고 해주셨다. 나도 걱정 안했다. 이렇게 되면 이렇게 하면 되고 안되면 안되는대로, 다만 차선책 중 가장 좋은 것을 고르면 된다"고 했다. 오랜 코치 생활에서 나온 노하우였다. 이 감독은 "중국에 있을 때 정말 안좋은 상황이 많았다. 내가 발을 동동 거리고 있으니까, 이장수 감독님이 태연하게 '있어봐' 그러시더라. 정말 답이 나왔다. 그런 부분을 많이 본게 도움이 되는 거 같다"고 했다.
이 감독은 "막상 감독이 되니 담담하다. 자신이 넘치는 건 아닌데 그렇게 불안하지도 않다"며 "100%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색깔은 갖고 싶다. 물론 대전이 승격에 대한 열망이 큰만큼, 타협을 해야하는 순간도 있지만, 밸런스를 중시한 나만의 축구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분명하다. 올해 승격하고 내년에는 더 어마어마한 팀이 되고 싶다. 물론 올해가 가장 중요하지만"이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내가 이 팀을 맡고 정한 목표가 있다. '어떤 위기가 와도, 어떤 잡음이 있어도, 선수들과 신뢰 관계가 유지한 채 한시즌을 마치자.' 이것만 되면 성공했다고 본다. 사실 이게 전부다. 그렇다면 당연히 결과가 따라올 것이고, 결과가 오지 않더라도 성공했다고 생각할 것이다"라고 했다. 첫 훈련부터 웃는 선수단을 보니, 이 감독의 목표는 벌써 꽤 이룬 듯 하다.
대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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