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확실히 예년과 달랐다. 두산 베어스는 내부 FA 잔류에 있어서 그 어느때보다 강한 의지를 보여줬고, 실제로 소득을 얻었다.
스토브리그 FA 시장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현재까지 시장에 남아있는 미계약 선수 중 두산이 협상을 진행하는 선수는 내부 FA인 이용찬과 유희관 둘 뿐이다. 두산은 이들과의 협상도 1월 안에 마무리 짓겠다는 생각이다.
최근 몇년 중 최대 고비였던 겨울이 어느정도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두산은 무려 7명의 선수들이 FA를 선언했다. 지난해부터 주전 선수 가운데 최대 9명까지 FA가 될 수도 있다는 계산에 일찌감치 대책을 세워야 했다.
아직 협상이 남아있지만 현재까지의 성과는 뚜렷하다. 최우선 순위였던 허경민에게 4+3년 장기 계약을 안기며 잔류시켰고, 한화 이글스와의 영입 경쟁이 붙었던 정수빈도 6년 계약을 제시하며 붙잡았다. 비록 오재일, 최주환이 이적한 게 아쉽지만 모든 선수를 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각오는 되어 있었다. 그리고 지난 8일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와의 3년 연장 계약에 성공했다.
분할 지급이지만, 두산이 이번 FA 시장에서 사인한 총 금액은 선수 3명에게 160억원이 넘는다. 이용찬, 유희관과도 계약을 마친다면 금액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동안 두산은 FA 시장에서 소극적이었다. 장원준, 홍성흔 외에는 외부 FA 영입이 없다시피 했다. 외부 영입 뿐만 아니라 내부 FA에게도 후한 편은 아니었다. 두산이 내민 계약 조건이 부족했다는 뜻이라기보다는, 타 구단과의 경쟁에서 이기지 못했던 경우도 있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김현수, 민병헌, 양의지였다.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국내 복귀를 준비했을 당시, 대형 계약을 제시한 LG 트윈스와 계약을 맺었다. 민병헌도 마찬가지였다. 롯데 자이언츠가 높은 금액을 내밀면서 두산을 떠나 팀을 옮겼다. 양의지를 놓친 것은 가장 뼈아픈 대목이었다. 두산은 양의지만큼은 반드시 잡겠다는 의욕이 굉장히 강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양의지 역시 NC 다이노스로 이적하고 말았다.
어쩔 수 없었다고 위안하지만, 속이 전혀 쓰리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두산은 외부에서 '전력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라고 하더라도 과대 지출은 하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얻었지만, 팬들의 원성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 타 팀으로 이적한 선수들은 모두 두산에서 데뷔해 스타 플레이어로 성장한 선수들이었다. 해당 선수들이 이적 후 대부분 좋은 활약을 이어간데다, 두산 역시 지출에 인색하다는 이미지가 결코 달가울리 없었다.
두산이 이번 FA 시장에서 예년보다 더 적극적으로 '잡겠다'고 뜻을 표명한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더이상 직접 키운 선수들을 타 팀에 내줘서는 안된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었다. 올해도 우승권에 도전하겠다는 전력 사수의 의미보다도 구단의 자존심 문제에 더 가까다고 볼 수 있다. 두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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