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지난해 개인 타이틀은 외국인 선수들이 싹쓸이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타격과 투수 모두 외국인이 점령한 해였다. 매년 KBO는 타자부문 8개, 투수부문 6개 등 총 14개 부문의 타이틀 홀더에게 트로피를 준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열리는 KBO시상식에서 MVP, 신인왕과 함께 타이틀 홀더에 대한 시상이 이뤄진다. 그런데 지난해 시상식은 좀 썰렁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모두 출국한 상태라 국내 선수들만 시상식에 왔는데 상을 받기 위해 온 선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14개 부문 중 무려 9개를 외국인 선수들이 가져갔다. MVP에 오른 KT 위즈의 멜 로하스 주니어가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 등 4개 부문을 휩쓸었고, 두산 베어스 호세 페르난데스가 최다안타 1위에 올랐다. 투수 쪽에선 두산 라울 알칸타라가 다승과 승률, 키움 히어로즈 에릭 요키시가 평균자책점 1위, 롯데 자이언츠 댄 스트레일리가 탈삼진 1위에 올랐다.
국내 타자는 타격 1위(KIA 타이거즈 최형우)와 도루 1위(KT 심우준), 출루율 1위(NC 다이노스 박석민) 3개 부분만 수상했고, 국내 투수는 구원왕(키움 조상우)과 홀드왕(KT 주 권)만 배출했다.
갈수록 외국인 선수들이 개인 성적 순위표의 상위권을 독차지하고 있다.
특히 선발 투수 득세가 심하다. 지난해 다승 순위를 보면 10위까지 총 14명의 투수가 이름을 올렸는데 이 중 9명이 외국인 투수였다. 국내 투수 다승 1위는 13승인 KT 소형준과 SK 와이번스 박종훈이었는데 전체 순위에선 공동 7위에 그쳤다. 평균자책점도 1위부터 7위까지 모두 외국인 투수였다. 8위인 삼성 최채흥이 국내 투수 1위였다. 탈삼진도 상위 10명 중 7명이 외국인 투수였고, 국내 1위는 전체 5위인 KIA 양현종이었다.
다승왕의 경우 최근 5년 연속 외국인 투수가 차지했다. 2017년은 KIA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이 20승으로 공동 1위였다. 평균자책점도 최근 5년 동안 4차례나 외국인 투수가 트로피를 가져갔다.
외국인 타자들도 구단 별로 1명씩 있지만 대부분 중심타선이기 때문에 홈런이나 타점에서 확실히 두각을 나타냈다. 홈런의 경우 로하스에 이어 2위도 LG 트윈스 로베르토 라모스였고, SK 로맥과 KIA 터커 등 톱10에 4명이 포함됐다. 타점의 경우도 로하스(1위)와 함께 터커(5위)와 NC 애런 알테어(10위)가 톱10에 포함됐다.
올시즌에도 각 구단은 1, 2선발을 맡아줄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를 대거 영입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조금이라도 활약했던 투수들을 영입하면서 팀 성적을 끌어 올리려는 모습이다. 타자 역시 로하스가 일본으로 떠나갔지만 거포들이 많이 영입돼 올시즌 홈런왕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투수와 타자들이 얼마나 타이틀을 되찾아올 수 있을까. 국내 선발 가운데 외국인 투수를 제치고 1선발을 맡을 수 있는 투수가 거의 없다는 점은 냉혹한 현실이다. 소형준 같은 젊은 유망주들이 에이스급으로 성장해야 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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