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문영 기자] 85년생 '소띠' 이용규에게 올 시즌은 아주 특별한 해가 될 수 밖에 없다. '국가 대표 1번 타자' 이용규는 지난 시즌 타율 0.286 안타 120개, 도루 17개를 기록하며 최하위 팀 한화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하고도 방출 당했다. 세월의 무상함을 말해 주듯 85년생 동갑 최진행과 김회성이 팀을 떠났고, SK 윤석민도 방출됐다.
팀을 잃은 이용규에게 키움이 손을 내밀었다. 이름값 보다 다소 아쉬운 연봉 1억원에 사인 한 이용규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는 올 시즌에 모든 걸 쏟아 부어야 한다.
키움의 외야에는 이정후가 버티고 있다. 이정후는 올 시즌 15홈런 101타점에 역대 한 시즌 최다 2루타 신기록(49개)을 세운 팀의 간판 스타다.
이용규가 이정후의 자리를 넘보는 건 여려운 일이다. 이용규는 이정후의 백업 중견수로 기용 되거나 박준태, 허정협등 코너 외야수와의 경쟁을 벌여야 한다. 올해로 37세가 되는 이용규가 안정적인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밀려날 수 밖에 없다.
이용규는 2004년 LG트윈스 2차 2순위 지명을 받아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52경기에 출전헤 62타수 8안타 타율 0.129로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당시 외야 자원이 포화 상태인데다 발빠른 외야수 이대형이 건재했던 LG는 시즌 후 이용규를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내보냈다.
이용규는 KIA시절 상대 투수의 볼을 커트 해내며 수많은 투구수를 유도하는 '용규놀이'를 탄생시켰다. 2010년 8월 29일 넥센과의 경기에서 박준수를 상대로 20구를 던지게해 '리그 통산 한 타자 상대 최다 연속투구' 기록을 쓰기도 했다. 이용규는 2013년 까지 KIA에서 뛰며 2006년에 안타왕(154개) 올랐고, 2012년에는 득점(86개)과 도루(44개)1위를 차지했다.
이용규는 국가대표 중견수로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하 아시안 게임, 2009년 WBC, 2010 광저우 아시안 게임, 2015년 프리미어12등에 출전하며 오재원, 손아섭, 정근우 등과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로서 맹위를 떨쳤다.
이용규의 한화 시절은 영광과 고난이 교차 했다.
2009년 부터 2013년까지 4번이나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는 2014년 이용규를 4년 67억원에 영입하며 정근우와 함께 국가대표급 테이블 세터진을 구성했다.
이용규는 2015년 타율 0.341 168안타 94득점, 2016년 타율 0.352 159안타 98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2017년 두번째 FA를 앞두고 크고 작은 부상으로 57경기만 출전하며 타율 0.267에 그쳤다.
FA취득을 1년 미룬 이용규는 한용덕 감독이 부임한 2018년 13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3 144안타 82득점 30도루를 기록하며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다.
이용규가 두번째 FA계약을 한 후, 한화에 큰 변화가 일었다. 한용덕 감독은 2루 수비에 어려움을 겪는 정근우를 중견수로 이동 시키고 1번 중견수였던 이용규를 9번 좌익수로 기용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에 반발한 이용규는 트레이드를 요구하며 구단과 대립 했고, 구단은 개막직전 돌발행동을 한 이용규에게 무기한 활동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 일로 이용규는자신의 진가를 알려야 했던 2019 시즌을 통째로 날려 버렸다. 시즌 막판 구단과 화해하며 징계가 풀렸지만, 이용규는 팬들의 사랑을 잃고 쓰라린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한화에서 방출된 이용규는 키움에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야수진에 베테랑이 부족한 키움은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이용규가 안정감 있게 외야를 지켜주길 바라고 있다. 이용규가 KIA시절 전성기 실력은 보여주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는 연륜에 걸맞는 리더십과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 줘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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