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연봉조정신청을 앞둔 KT 위즈 투수 주 권.
2011년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이후 무려 10년 만에 조정위원회가 열리게 된다.
과연 '누가 어떻게' 판단하게 될까. 우려의 시선이 있다.
실제 조정위원회의 구성은 형식적 절차만 있다.
KBO 규약 제76조와 77조에는 '총재가 조정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당위적 규정과 '조정신청 마감일로부터 10일 이내에 조종을 종결한다'는 시한을 두고 있을 뿐이다.
위원을 누구로 구성할지, 판단 기준은 무엇인지에 대한 명시적 지침이 없다. 심지어 조정위원회에 들어가서는 안되는 인사에 대한 기준 조차 없다.
극단적 가정이지만 총재가 마음만 먹으면 구단이나 선수 한쪽에 절대 불리한 인사로만 구성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인위적으로 디자인 할 수 있다.
선수 입장을 대변하는 프로야구선수협회가 던진 우려의 시선이 머무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KBO 총재는 10개 구단 사장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주관한다. 구단과 선수가 대립할 때 실질적 중립을 보장하기란 쉽지 않다.
선수협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선수와 구단측 모두가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는 인사들로 구성되길 기대한다'며 '공정한 구성'을 촉구했다.
이래저래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명시적 선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신뢰할 수 있는 단체 별 추천인사를 두고 철저한 비밀 투표를 보장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적어도 개별 위원에 대한 구단과 선수 측의 비토권이라도 마련돼야 한다.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 마련도 필요하다.
현행 제도 하에서 조정위원들은 구단과 선수측이 제출한 자료를 근거로 '직관적'으로 판단한다. '연봉이 많으냐 적으냐'에 대한 판단은 결국 개별 위원 주관적 판단의 몫이다. 이 여지를 줄여야 한다.
엄중한 '판결'인 만큼 법전에 해당하는 판단 기준이 필요하다. 그래야 조정위원 개인의 편견이나 분위기 휩쓸림의 위험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노사협약에 명시적인 판단 기준이 제시돼 있다.
'성적과 리더십 등 소속 구단에 대한 기여, 커리어의 일관성'과 '소속 구단 성적과 관중규모 등 객관적 성과'를 바탕으로 '리그 내 비교 가능한 타 선수들의 연봉'을 고려해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판단 근거로 삼아서는 안되는 금지 기준도 있다.
'선수와 구단의 재정상황', '선수 실적에 대한 주관적 언론 자료', '조정신청 이전 선수와 구단이 상호 제안했던 액수', '대리인 비용', '타 종목 급여' 등이다.
출범 40년, 장년으로 접어 KBO리그. 이제는 문명화 된 역사를 써야 할 시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해 관계가 충돌하는 사안들에 대한 합리적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연봉조정신청에 있어서도 명문화된 구성과 판단 기준을 마련할 때가 됐다.
객관적 기준이 있어야 패자의 납득과 수용이 가능하다. 억울한 패자의 양산은 선수, 구단, KBO, 3자 모두의 손해일 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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