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BO리그 투수 '빅4' 중 앞선 세 명은 미국 진출시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확보했었다. 그러나 마지막 주자 양현종(33)은 '40인 로스터'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빅리그에 도전 중이다.
양현종의 최종선택은 메이저리그 도전이었다. 지난 30일 양현종은 원소속팀 KIA 타이거즈와 만나 '잔류 대신 눈물 젖은 햄버거를 먹어보겠다'고 통보했다. 양현종은 "나의 꿈을 위한 도전을 오랜 시간 기다려주신 구단에 죄송하면서도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맷 윌리엄스 감독님께도 함께 하지 못하게 돼 죄송하다고 말씀 드렸다"면서 "그 동안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도 정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사실 구단도, 에이전트도 황당할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 어떠한 공식 오퍼도 받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 이젠 '40인 로스터'도 내려놓고 마이너리그 계약을 불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무조건 2021년은 미국에서 공을 던지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팬들은 '용단'이라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양현종 선수의 도전이 멋있고 응원한다'는 분위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면서 'KIA 구단은 할 일을 다했다'며 FA 양현종의 잔류를 위해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선 조계현 KIA 단장과 실무협상팀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반면 일각에선 무모한 도전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에이전트도 놀랄 만큼 빅리그행에 대한 의지가 강하지만, 갈 곳을 정해놓지 않고 KIA와의 협상 창구를 닫는 건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무모한 도전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미국 땅을 처음 밟는 선수에게 메이저리그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건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2013년 류현진(34)이 LA 다저스로 이적할 때, 2014년 윤석민(35)이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할 때, 2020년 김광현(33)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팀을 옮길 때 '마이너리그 거부권' 조항을 가지고 있었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이 조항 덕분에 메이저리그에 안착할 수 있었다. 단 윤석민은 부상 때문에 아예 메이저리그를 밟아보지도 못하고 KBO리그로 유턴했다. 하지만 양현종은 이 조건을 내려놓고 빅리그의 문을 노크하고 있다. 순수하게 자신의 도전 의지만은 아니다. 이미 빅리그를 경험한 선수들에게 "도전해볼 만하다"는 응원의 메시지가 쇄도했다.
지금 상태에선 빅리그 성공을 논하기 전 계약 먼저 성사시켜야 한다. 코로나19 탓에 미국 구단들은 거물급이 아니면 FA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지 않고 있다. 양현종 계약이 더욱 늦어질 수도 있다. 1월 초부터 자신의 루틴에 맞춰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 매일 출근해 근육 보강운동을 해온 양현종은 2월 1일부터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때문에 KIA 라커룸에서 짐을 뺐다.
양현종의 국내 에이전트인 최인국 스타스포츠 대표는 31일 "선수가 결정한 만큼 계약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선수가 마이너리그에서 잘 할 경우 메이저리그에서 공 한 개라도 던질 기회를 줄 수 있는 팀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빅리그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선 선발진이 비교적 약한 스몰마켓 구단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상황이다. 마이너리그도 감수하겠다며 KIA가 내민 최고 대우 조건을 뿌리친 양현종이 과연 어떤 형태의 계약을 따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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