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전연령이 공감할 드라마 '러브씬넘버#'가 온다.
1일 MBC와 웨이브는 합작 드라마 '러브씬넘버#'(홍경실 극본, 김형민 연출)의 제작발표회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했다. 행사에는 김보라, 심은우, 류화영, 김영아, 김형민 PD가 참석했다.
'러브씬넘버#'는 여성들의 깊은 속내를 털어놓기 힘든 시대, 20대부터 40대까지 각 세대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해봤을 에피소드를 리얼하게 담아낸 멜로 드라마다. 인생의 변곡점이라 불리는 23세, 29세, 35세, 42세 여 주인공들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연애, 사랑, 가치관의 혼란 속에서 느끼는 심리적 변화와 갈등을 섬세하게 그렸다.
폴리아모리 다자연애를 원하는 23세 두아 역에 김보라가, 평탄한 인생을 살다가 갑작스러운 심경 변화로 결혼식 당일 도망치는 초등학교 교사, 29세 하람 역은 심은우가 연기한다. 류화영은 소리 소문 없이 잊힌 재능파 영화감독으로 성공을 위해 거짓된 사랑을 택하는 35세 반야 역을 연기한다. 가구디자이너를 청경을 연기하는 박진희는 20년지기 친구이자 남편인 운범(지승현)의 정신적 외도로 인해 내·외적 갈등을 겪는 모습을 그릴 예정이다.
8편 전편의 연출을 맡은 김형민 PD는 "저희 작품이 그렇게 큰 드라마는 아니다. 작은 드라마에 속하는데, 그렇다 보니 한정돼있는 여러 조건들 속에서 최대한의 결과치를 뽑아내는 데에 중심을 뒀다. 기본적으로 말씀드렸다시피 네 가지 에피소드가 모두 다른 장르인데, 저희는 같은 연출, 같은 작가가 하는 걸로 시도하고 싶었다. 네 가지 장르를 다르게 찍으려 많은 논의를 했고 실제로 굉장히 다른 그림들이 나왔다. 그 부분을 촬영할 때 염두에 둔 거 같고, 우리 주인공들이 아주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사람들이 아니다. 문제점이 많은 친구들인데 기획하는 데에 있어서 애정을 갖고 생각한 부분은 우리 모두가 완벽하지 않고 문제가 많은데,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것은 당연한 거야'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이 캐릭터를 만들며 배우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같이 고민해주는 것을 중점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배우들 역시 '공감'과 독특한 설정을 중심으로 작품을 선택했다고. 김보라는 "항상 제가 작품을 하는 이유는 간단한데, 그간 해보지 않았던 장르와 역할이라 한 이유가 가장 컸다. 이번에는 특히나 더 우리 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소재라고 생각해서 표현해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심은우는 "저는 대본과 역할을 제안받은 것이 작년이었는데 실제로 스물 아홉이었다. 어떻게 보면, 다른 스물 아홉 친구들과 다르게 선택한 직업적으로 특수한 직업을 갖고 있지 않나. 스물 아홉, 제 친구들이 저와 다른 고민을 하고 있는 지점이 있고 같은 고민을 하는 지점이 있을텐데 제가 겪지 못한 고민들 경험들, 제가 겪은 고민과 경험을 두루두루 경험해보고 싶어서 선택했다"고 했다.
화영은 "반야라는 캐릭터와 제가 어느 정도는 교집합이 되는 부분이 있었고, 서른이라는 인생을 대본을 통해 예습을 먼저 해보고 싶었던 것도 있었다. 해보니까 '서른의 인생은 이렇구나'를 알게 됐던 거 같다"고 말했다.
네 편의 드라마에 모두 출연한 김영아는 "네 개의 옴니버스인데 전지성이란 인물은 전체에 출연한다는 자체가 매력이 있었다. 제가 그동안 봤던 옴니버스는 하나의 에피소드가 끝나고 다른 에피소드가 나올 때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가 궁금해지는데 전지성은 전체에 나오기에 '어떤 인물이라 다 있어야 할까' 라는 궁금증에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을 캐스팅한 김 PD는 작품을 기획한 의도와 더불어 배우들의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김 PD는 "처음 이 작품을 기획할 때 사람들이 살면서 '내 인생에 이 장면은 꼭 로맨틱코미디 같았어', '치정극의 주인공 같았어'라는 얘기를 들으려고 23세는 혼란, 29세는 불안, 35세는 위기, 42세는 허무함과 공허함에 대한 이야기였다. 보라 씨에게도 처음부터 얘기한 것이 '23세는 어른도 아이도 아니다'라고 했다. 요즘에 봤을 때는 대학교 졸업해야 어른이 될 거 같다. 그 어른도 아이도 아닌 나이는 23세였고, 29세는 어른일 수밖에 없는 문턱을 넘어서는 나이라고 생각했다. 여자 나이 35세는 '젊다'라는 것의 마지막 나이가 아닌가 싶어서 위기감이 있을 거라 생각했고, 42세는 건강과 인생의 적신호가 들어온다고 하더라. '내 인생이 이게 맞나'라고 생각하는 나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라 씨가 가장 노련한 배우라고 생각해서 캐스팅을 했다. 여러 명의 남자를 만나면서도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는 연기자가 필요했고, 하람 역의 심은우는 저는 캐스팅을 할 때 예능을 보는데, '런닝맨'을 봤더니 '이 친구는 똘기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부부의 세계'에서 현서라는 역할은 굉장히 답답하고, 대중들의 이미지는 답답하고 음울한데 실제로 보니 솔직하고 통통 튀는 친구다. 하람이는 그런 인물이라 캐스팅하게 됐다. 반야는 조연출 시절에 여러 번 다른 작품들로 미팅했는데 꼭 한 번 같이 해보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매력이 넘치는 친구라서, 류화영 씨의 관능미와 동시에 가진 귀여움을 생각했다. 전지성 작가로 캐스팅한 김영아 씨는 가장 중요한 캐스팅이었고 어려운 캐스팅이었는데, '미스 마'라는 드라마의 메이킹 영상을 보고 '이분은 정말 연기와 현장에 대한 존중이 있는 프로페셔널한 배우'라는 믿음이 생겨서 가장 중요한 축을 이끄는 배우로 각기 다른 사람을 만날 때마다 변화무쌍한 캐릭터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박진희라는 배우가 가진 굉장히 바르고 안정적인 삶을 사는 완벽한 인생으로 보는 그녀가 '진짜일까, 밑바닥엔 뭐가 있을까'로 접근했고, 청경이 그런 인물이었다"고 캐스팅 이유를 설명했다.
배우들이 생각하는 관전포인트도 흥미로웠다. 김보라는 "세 명의 남자를 동시에 만나는 것 자체가 관전포인트다. 나중에 들키면서 두아의 변화되는 심리나 심정을 집중적으로 봐주시면 좋을 거 같다"고 했다. 심은우는 "하람이가 결혼식장을 뛰쳐나가는 첫 일탈을 하는데, 어떤 사건이 충격으로 다가와서 하게 됐는지. 이 친구가 이후에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봐주시면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류화영은 "섬세한 눈빛연기를 관전포인트로 두고 싶다"고 했고, 김영아는 "저의 등장 자체가 관전포인트 같다. 매번 등장해 주인공들을 흔들어놓고 간다. 어떤 영향을 끼치려고 등장했는지가 관전포인트일 거 같다"고 밝혀 미스터리한 그의 행보에 궁금증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김 PD는 "전체 드라마와 각 에피소드의 관전포인트를 엮자면, 네 가지 나이대에 따른 각기 다른 이야기들이 사실은 장르 자체가 다 다르다. 첫 번째는 로코, 두 번째는 가족극, 세 번째는 치정이고, 네 번째는 깊은 서정 멜로에 가까운 장르다. 네 개의 에피소드가 어떻게 다른지, 네 명의 주인공들이 어떻게 다른 색깔을 갖고 있는지를 봐주시면 좋을 거 같다. 8부작 내내 등장하는 전지성(김영아)이란 인물을 통해서 이들의 동시대성을 주고 싶었고, 특히나 5부와 6부에서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서 연결성과 분리성에 모두 관전포인트를 주시면 좋을 거 같다"며 "방송판과 웨이브판의 차이점은 '수위가 있다는 것'과 골라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러브씬넘버#'는 1일 오전 10시 웨이브를 통해 전편 공개됐으며 MBC 채널을 통해서도 1일과 8일 오후 10시 40분 23세 편과 42세편을 공개할 예정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