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홈술'로 순한 술이 인기를 끌면서, 소주는 물론 '센 술'의 대명사인 위스키의 알코올 도수도 낮아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11월 전국 만 15세 이상 국민 가운데 최근 6개월 이내 음주 경험이 있는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36.2%가 코로나19로 술 마시는 장소에 변화가 있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음주 장소를 자신의 집으로 바꿨다는 응답이 92.9%(중복 응답)로 가장 많았다.
이같은 '홈술족' 증가에 주류업계에서는 순한 술로 이들을 공략하고 있다.
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조니워커' 브랜드로 알려진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알코올 도수를 32.5도로 낮춘 위스키 '더블유 19'와 '더블유 허니'에 이어 11월에 35도짜리 '더블유 17'과 '더블유 아이스' 2종을 선보였다. 디아지오코리아는 "더블유 바이 윈저가 위스키 브랜드 '윈저'의 가정용 시장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며 "이중 더블유 19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29% 증가했다"고 말했다.
위스키 뿐 아니라 소주 역시 점점 순해지는 추세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소주 제품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16.9도에서 16.5도로 0.4도 낮췄다. 이는 국내 시판 소주 가운데 가장 낮은 알코올 도수로, 순한 소주를 찾는 소비자 경향에 맞춰 도수를 낮추고 디자인을 개편해 '부드러운 소주'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주 시장 1위 제품인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후레쉬'는 2018년 17.8도에서 현재 16.9도까지 낮아졌다.
주류 업계는 당분간 코로나19의 영향 등으로 집에서 술을 즐기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순한 술'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