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5억 신인' 나승엽은 패기만만하다. '포스트 이대호'로 떠오른 팀 선배 한동희와의 경쟁에 대해서도 "해봐야 안다"며 웃을 정도다.
롯데 자이언츠 스프링캠프에 신인은 나승엽 뿐이다. 동기들의 부러움이 쏠릴수밖에 없다. 나승엽은 공식 훈련시간인 11시보다 1시간반 먼저 사직구장에 출근, 몸을 단련하는데 여념이 없다. 잔근육으로 잘 다져진 선배들의 몸을 보고 더욱 의욕에 불타고 있다.
3일 만난 나승엽은 스스로를 '거포'가 아닌 호타준족형 타자로 정의했다.
"어릴 땐 1번이나 7번 같은 좋은 번호들이 탐났다. 지금은 생각이 바뀌어서 51번을 받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스즈키 이치로와 이정후 선배의 번호라서 좋다. 타자로서 두 선수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나승엽은 '서울 소년이 부산 남자들과 지내는데 불편함은 없나'라는 말에 "처음엔 눈치를 봤는데 너무 잘해주셔서 금방 편해졌다. 내 할일 하느라 바쁘다"며 웃었다. 룸메이트는 지시완이다.
"손아섭 선배와 자연스럽게 웨이트를 함께 하게 ?榴? 이대호 정훈 전준우 선배님도 잘 챙겨주신다. 코치님들은 '절대 기죽지 마라. 고등학교 때처럼만 하면 된다'는 조언을 주셨다."
나승엽은 공식 프로필 1m90, 82㎏의 당당한 체격을 지닌 대형 내야수다. 한때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선언하는가 하면, 드래프트 당시 템퍼링 논란까지 일었다. '9억팔' 동기 장재영에 가려지지 않을 만큼 10개 구단 모두가 주목하는 유망주였다. 롯데의 2차 1라운드 김진욱(3억5000만원)보다 높은 계약금이 이를 증명한다.
드래프트 당시 성민규 단장으로부터 고가의 에어조던 농구화도 선물로 받았다. 추첨을 통해 판매되는 한정판 인기제품이다. 나승엽은 "농구할 때 신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농구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자신만만하던 19세 소년의 모습은 눈녹듯 사라졌다. 나승엽은 '그 키면 서있기만 해도 무섭다'는 말에 "아니다. 농구 정말 못한다. 친구들하고 재미로 하는 것"이라며 고개를 푹 숙였다.
고교시절에는 유격수와 3루수로 출전했다. 이후 좌익수로 범위를 더욱 넓혔다. 롯데에서는 일단 내야수로 분류됐지만, 당분간 정해진 포지션은 없다. 나승엽은 "포지션 주시는대로 가겠다. 외야도 가라면 갈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개막 엔트리에 드는 것, 가능하다면 선발 출장. 데뷔를 앞둔 나승엽의 당연한 목표다. 하지만 나승엽은 서두르지 않았다.
"원래 목표 같은 건 따로 잡지 않는 편이다. 너무 기록에 연연하면 될 일도 안 되더라. 상황에 맞게, 후회없이 하고 싶다. 결과로 보여주면 된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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