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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코로나 정주행한 작품"…홍지영 감독, 종합선물세트 '새해전야'에 쏟은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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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충무로 '로코 장인' 홍지영(50) 감독이 8년 만에 '전야' 시리즈의 두 번째 페이지를 열었다. 1년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 한파, 코로나 블루로 울적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사랑과 위로, 그리고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세계관으로 힐링을 선사했다. 홍지영 감독이 선물한 새해 종합선물세트다.

로맨스 영화 '새해전야'(수필름 제작)를 연출한 홍지영 감독이 4일 오전 진행된 국내 매체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새해전야'에 대한 연출 의도와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새해전야'는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력을 선보여 온 '로맨스 대가' 홍지영 감독의 신작으로 설날 극장가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키친'(09)에서 스타일리시한 영상미와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홍지영 감독은 제6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평단은 물론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충무로의 주목을 받았고 이후 '무서운 이야기'(12) '가족시네마 -별 모양의 얼룩'(12) '결혼전야'(13)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16) 등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폭넓은 연출작을 선보였다. 특히 결혼 7일 전 네 커플의 아슬아슬한 '메리지 블루'를 그린 '결혼전야'에서는 결혼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양한 관점과 이해관계로 풀어내 대중의 호평을 이끌었고 '전야'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인 '새해전야'에서는 새해에 대한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하는 한 해의 마지막 일주일을 각양각색 커플을 통해 섬세하고 따뜻하게 그려냈다.

취업, 연애, 결혼 등 누구나 경험하고 겪을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우리들의 고민을 네 커플의 이야기 속에 고스란히 담아 관객의 공감대를 자극하는 '새해전야'. 새로운 한 해의 시작 전 힘들었던 일들을 떨쳐버리고 새해엔 조금 더 행복해질 것이라는 '새해전야'의 메시지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보편적 공감대로 코로나 블루 시대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전한다.

홍지영 감독은 "'전야' 시리즈는 내게 많은 의미가 있다. '결혼전야'는 결혼식을 앞둔 네 커플이고 '새해전야'는 시기적에 있는 네 커플의 이야기다. '결혼전야' 보다 '새해전야'는 좀 더 보편적인 이야기다"며 "이번 영화를 만들면서 알게 된 부분이 나 역시 고등학교 때부터 느끼고 있는 지점이었다. 크리스마스 때부터 새해까지 일주일간 불안함을 느끼고 있던 것이다. '새해전야'로 넓은 이야기를 하게된 것 같다. 이번에는 현실에 발을 내디디고 새해라는 시기에 겪는 각자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담았다. '결혼전야' '새해전야'에 이어 세 번째 이야기인 '졸업전야'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 걸린 5년보다 빠르게 준비하려고 한다. 그때는 조금 더 세대별로 다룰 수 있는 포괄적인 이야기가 될 것 같다. 누군가 '폭풍전야'는 안 만드냐고 물어봤는데 번외편으로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꽤 오랫동안 후반작업을 해왔다"라는 홍지영 감독은 '새해전야'를 '코로나19를 정주행한 영화'라고 표현할 정도로 개봉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새해전야'는 9명의 인물에서 얻는 각양각색 매력 때문에 일단 개봉 전부터 종합선물세트가 됐다. 실제로 '새해전야'는 코로나19가 떠오르기 전 촬영이 마무리가 됐고 후반 작업은 코로나19와 함께 불안함 속에서 이어갔다. 개봉이 연기되는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코로나19를 정주행한 영화가 됐다"며 "'새해전야'를 통해 오랜만에 시사회로 영화를 보는데 내가 내 영화를 보면서 위로를 받았다. 행복, 사랑이라는 소재는 너무 진부하지 않나? 그런데 지금은 너무 귀한 이야기가 됐다. 누군가의 사랑을 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모두가 불안한 시기다. 떠밀려서 개봉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 개봉을 앞두고 전전긍긍하지 말자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위로의 지점, 행복을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관객에게 힐링이 된다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중에 시간이 지나 '새해전야'도 재평가를 받겠지만 이 시기에 적절하게 용기 있게 개봉하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를 받아들이는 각각의 의견을 모두 받고 싶다. 맘껏 편하게 즐겼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애정을 담은 두 번째 '전야' 시리즈 '새해전야' 속 베스트 커플에 대해 "하나를 꼽기 정말 어렵다. 영화를 계속하는 이유가 배우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김강우와 이연희는 '결혼전야'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이다. 나에 대한 소개 없이 우리 이야기만 이야기할 수 있었고 유인나는 거의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11, 허인무 감독) 이후 10여 년 만이라고 하더라. 김강우와 유인나 커플은 좀 더 성숙한 사랑이며 유연석과 이연희는 용기를 넣고 싶었던 커플이다. 이동희는 멜로 정극 연기가 처음이라고 하더라. 내게 정확한 의도를 전달했다"고 답했다.

그는 "'새해전야'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배우는 최수영이었다. 일단 소녀시대 멤버들의 연기 중 가장 눈에 띄는 배우였다. '순정만화'(08, 류장하 감독)에 잠깐 출연했는데 그 잠깐에도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최수영은 똘똘하고 여유 있다. 자신만이 바라보는 세계가 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유태오는 민규동 감독이 추천한 배우다. 아무 바탕이 없는 상황에 어떨까 싶었다. 전보다 한국어도 많이 늘었고 그동안 자신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부분도 발전했다. 가장 많은 발전을 보였다. 가장 애정하는 커플은 네 커플 모두다"고 웃었다.

민규동 감독과 충무로의 대표 원앙 커플로 부러움을 사는 홍지영 감독. 남편이자 동료인 민규동 감독에 "평소에 감독들에게 감히 사회생활, 결혼생활을 추천한다. 영화 일을 하면서 감독 부부로 20년간 룸메이트를 한다는 건 사실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반대로 이해도 많이 받는다. 감독이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 예시가 있어서 여러 상황을 다 이해해준다. 그런 면에서는 영화 안에서 롤이 같다는 분명한 공통점 때문에 편한 것은 있다. 또 함께 나눌 수 있는 고민과 판단이 있다는 점도 좋다. 민규동 감독은 내 주변에 가장 가깝지만 가장 객관적이고 무서운 모니터를 하는 사람이다. 연출의 영역은 서로 존중하지만 과정 중에서는 서로 정확한 편이다"고 밝혔다.

또한 두 딸을 둔 워킹맘으로서 홍지영 감독은 "워킹맘은 진짜 어려운 일이다. 지금 아이들이 고등학교 2학년, 초등학교 5학년이 됐다. 딸들에게 일찌감치 선언했다. 엄마가 일 할때 집중하고 싶다고. 일을 위해 집을 나서는 순간 다 잊고 싶다. 일과 가정을 정확히 나눠 집중하려고 하고 아이들에게도 솔직하게 내가 부족한 지점은 도와달라고 부탁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이러한 홍지영·민규동 부부에 대해 김강우는 '존경하는 부부'라고 언급한바, 이에 홍지영 감독은 "나와 함께한 배우들은 서로 일상을 나누는 편이다. 김강우의 자녀들 이야기도 수시로 이야기를 한다. 김강우도 가정적이고 성실한 배우다. 그러다 보니 많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한다. 내 안에서 조언도 하는 편이다. 그저 감독 부부가 아니라 인생 선배로서 생활적인 질문도 하고 고충을 잘 들어줘서 좋아하는 것 같다. 영화와 일상을 공통분모가 있어서 서로 교류하는 중이다"고 친분을 드러냈다.

'새해전야'는 새해를 앞두고 각기 다른 두려움을 극복하는 네 커플의 로맨틱한 일주일을 그린 작품이다. 김강우, 유인나, 유연석, 이연희, 이동휘, 천두링, 염혜란, 최수영, 유태오 등이 가세했고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결혼전야' '키친'의 홍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0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