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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신세경 "'런온' 속 미주 멋져..시즌2 기다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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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신세경(32)이 '런온'을 보내는 아쉬움을 그대로 드러냈다.

1998년 서태지의 'Take5' 포스터 모델로 길거리를 화려하게 장식한 뒤 23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신세경은 대한민국 톱 여배우로서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그에게 '세경씨'라는 별명을 달아줬던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2009)을 시작으로, SBS '뿌리깊은 나무'(2011), SBS '육룡이 나르샤'(2015), KBS2 '흑기사'(2017)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히트작품에 출연했고, 지난해에는 특히 여성중심 서사로 호평을 받았던 MBC '신입사관 구해령'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주체적인 여성'으로서의 캐릭터를 새롭게 선보이며 새 장을 열었다. 4일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 JTBC '런온'(박시현 극본, 이재훈 연출)도 그에게는 주체적인 오미주를 안겨준 드라마.

신세경은 같은 한국말을 쓰면서도 소통이 어려운 시대, 서로 다른 세계에 살던 사람들이 각자의 언어로 소통하고 관계를 맺으며, 사랑을 향해 '런 온'하는 로맨스 드라마를 담은 '런온'에서 영화번역가 오미주를 연기하며 임시완(기선겸 역)과 호흡을 맞췄고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을 받았다.

신세경은 종영 전 스포츠조선과 서면을 통해 인터뷰를 가졌다. 신세경은 '런온'을 마치며 "작품을 함께 만드는 모든 이들이 우리의 작품인 '런 온'을 진심으로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정말 즐거운 6개월이었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런온' 속 신세경은 누군가를 불쌍히 여기는 것도, 동정을 받는 것도 싫어하던 인물 오미주를 연기하며 기선겸과의 만남 후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어떻게 오미주를 구축했는지 궁금해하자 신세경은 "우리 드라마에는 예측 불가능한 이벤트가 늘 가득했다. 항상 뻔하지 않은 방향으로 캐릭터들이 움직이고 말을 하더라. 주인공의 불우한 성장 배경은 우리가 많이 보아온 드라마 속 설정이지만 미주가 살아가는 방식은 달랐다. 미주는 솔직하고 부끄러울 것이 없는 사람이니까 연기를 하면서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미주가 살아온 환경에 대해 매이 언니와 이야기를 나누는 상황들이 종종 등장한다. 그때에도 내가 고생하며 힘들게 자랐다는 걸 알아달라는 의도는 0.1g 도 담지 않았다. 미주는 동정받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니까. 늘 그렇게 의연하던 미주가 12부에서 기정도 의원에게 끔찍한 이야기들을 듣고 선겸에게 포기하겠단 말을 전할 때, 그동안 꾹꾹 눌러 참아왔던 결핍의 감정들이 쏟아져 나와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고 설명하며 오미주의 감정을 100% 이해했음을 전했다.

하나하나, 신세경이 직접 만들어낸 오미주의 매력 역시 상당했다. 신세경은 "내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포인트가 하나 있다. 바로 미주가 사과를 잘한다는 점이다. 미주는 방금 뱉은 모난 말에 대해서도 바로 사과할 줄 아는 멋쟁이다. 헤헤. 물론 배배 꼬아 말할 때도 종종 있지만 대부분의 상황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다는 점과 자신의 일도 무척 사랑한다는 점도 굉장히 좋다. 무엇보다도 오미주가 추구하는 사랑의 방식이 제일 마음에 든다. 서로를 잘 지켜가면서 사랑해야 한다는 가치관이 정말 건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즐겁게 만들었기 때문일까. 신세경이 만족한 장면도 많았다. 그는 "한 장면만 꼽기 힘들 만큼 명장면은 정말 많다. 그래도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고르자면 2회 포장마차 신이다. 드라마 방영 전, 편집실에 놀러 가서 그 신을 처음 봤을 때의 두근거림이 잊히지 않기 때문이다. 화면상으로는 마치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아주 여유 있고 몽글몽글해 보이지만 막상 촬영 때에는 느닷없이 내리는 비를 피하며 급히 찍느라 정신이 없었던 기억이 난다. 대사량도 꽤 많고, 몹시 중요한 신이라 걱정 반 기대 반으로 편집된 내용을 보았는데 썸 타는 남녀의 설렘이 그대로 담겨있더라. 그래서 정말 행복했다. 술 취한 선겸을 혼자 두고 잠시 사라졌던 미주가 다시 나타날 때, 그런 선겸의 시야 안으로 운동화를 신은 미주의 발이 한 발짝 걸어 들어오는데 세상에. 나도 미주가 너무 반가워서 외마디 비명을 지를 뻔했다"고 했다.

여기에 기선겸의 엔딩이던 3부 역시 신세경에게 명장면. 그는 "선겸이 달리지 않는 걸 선택했던 3부 엔딩도 또 하나의 명장면으로 꼽고 싶다. '선겸의 삶에 있어서 그토록 강렬한 선택의 순간이 또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순간에, 선겸의 언어를 미주가 통역해 주는 모습이 드라마가 표현하고자 하는 관계성의 온전한 형태인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미주의 일하는 모든 장면들도 신세경에게는 명장면이었다. 열심히 일하는 오미주의 모습들이 시청자들에게도 힘을 줬던 바. 그는 "개인적으로는 미주가 열심히 일하는 장면들도 무척 맘에 든다. 그러한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나를 비롯한 작품 구성원 모두가 노력한 흔적이 잘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미주가 선겸에게 연고를 발라주는 신, 미주의 취중 고백에 선겸이 "그건 이미 하고 있는데"라고 답한 신, 아픈 미주에게 "없는 거 말고 있는 거 불러요"라고 선겸이 말한 신, "그림 뒤에 네가 있었나 봐"라는 대사가 나온 11회 엔딩신 등이 있다"며 "아! 마지막으로 이 신은 꼭 언급하고 싶다. 14부에서 지우 언니가 기정도를 향해 '내 인생 네 소품 아니야. 내 인생 주인공은 나야'라고 말하던 모습은 닭살이 돋을 정도로 멋지다"고 말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신세경은 '런온'을 통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는 설명. 그는 "땅에 발 붙이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고, 또 한 편으로는 현실적인 연애의 단계 단계를 잘 표현해서 그 설렘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렇게 부대끼며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시청하시는 모든 분들이 작은 위로가 느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막연한 바람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시즌2에 대한 기대감 역시 상승하고 있는 중. 신세경은 "'런온'이 종영하더라도 오미주라는 사람이 이 세상 어딘가에서 기선겸과 투닥거리며 살아가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며 "시즌2 기다릴게. 보일 때까지 끝까지"라는 말로 마무리했다.

신세경은 '런온'을 마친 후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