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은 부상의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다. 옷을 껴입기 때문에 몸은 둔해지고 추운 날씨 때문에 순발력도 떨어진다.
여기에 폭설 이후 얼어버린 빙판길은 일반 도로보다 약 14배 정도 더 미끄럽다. 운동신경이 괜찮은 성인이 다녀도 쉽게 미끄러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길을 가다가 발을 잘못 디디면 넘어지기 쉽고 앞서 설명한 조건들 때문에 크게 다칠 확률도 높다. 꼭 넘어지지 않더라도 중심을 잡기 위해 무리를 하다보면 발을 다칠 수가 있다. 흔히 말하는 '발목이 삐는' 상황이다.
발목이 삐는 부상은 정확히 표현하면 우리 발목을 지탱하고 있는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부상으로 '발목염좌'라 부른다. 발목염좌는 빠른 응급조치가 중요하다. 파열된 인대 부위에 염증이나 부종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부상을 입자마자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 뒤 냉찜질을 하고 압박붕대를 해야 한다.
경도의 발목 염좌인 경우는 이런 간단한 응급조치만으로도 나을 수 있기 때문에 다들 가벼이 여기고 지나간다. 가급적이면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게 좋지만 통증이 거의 없고 응급조치를 잘 할 수 있다면 집에서 처치해볼 수도 있다. 문제는 발목 염좌가 처음이 아닌 경우다. 쉽게 발목을 접질리고 또 염좌가 생긴다면 다른 문제를 생각해봐야 한다.
연세건우병원 최홍준 원장(의학박사, 족부전문의)는 "작년 한 해에만 전국적으로 120만 명 이상이 발목염좌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이중 꽤 많은 사람들은 발목염좌를 처음 겪은 게 아니다. 반복적으로 염좌가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발목염좌는 병이 단계적으로 발전하는 특성이 있다. 발목염좌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발목 불안정증이 생기고 이걸 또 방치하다 보면 발목 관절염이 생긴다. 흔히들 관절염을 '노화에 의한 병'이라고 생각하는데 무릎 관절염은 환자 대부분이 50대 이상이지만 발목 관절염은 나이와 상관없이 발생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발목인대가 파열되었거나 골절 등이 생겼을 때 이를 방치했을 경우 발목관절염으로 악화된다. 그래서 발목관절염 환자는 무릎관절염과는 다르게 2~30대 환자를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최 원장은 "발목 관절염 환자의 병력을 조사하다 보면 적어도 4~5번 발목염좌를 겪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러한 증상으로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은 경험자는 30%도 되지 않는다"고 발목염좌의 방치를 발목관절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어 "발목 염좌가 반복되다 보면 연골이 찢어질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상태가 심각해진다. 한번 찢어진 연골은 자연적으로 재생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연골 손상 정도가 심하면 연골재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간단하고 수술 성공률도 높지만 아무래도 재생연골이다 보니 원래 연골보다는 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술까지 가지 않기 위해서는 자기의 발목을 수시로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생각보다 발목이 쉽게 다치고 부상을 입는다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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