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욕먹는 자리다. 씨름을 위해 희생하자는 마음으로 도전했다."
황경수 대한씨름협회 신임 회장이 목소리에 힘을 줬다. 황 회장은 지난달 열린 제43대 대한씨름협회 회장 선거에서 선거에 참여한 223명 중 108명의 표를 얻어 당선됐다. 그는 2021년 위더스제약 설날장사씨름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황 회장은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허선행(영암군민속씨름단) 노범수(울주군청) 등 어린 선수들이 눈에 띄었다. 씨름의 부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씨름인 출신 황 회장은 선수, 지도자, 행정가로 커리어를 쌓았다. 특히 대한민국 씨름 황금기로 불리던 1980년대 지도자로서 명성을 떨쳤다. 이만기 강호동의 스승으로 유명하다. 이후 국민생활체육전국씨름연합회 사무처장, 협회 부회장 등 행정직을 두루 거쳤다.
황 회장은 "나는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씨름을 했다. 내 인생에는 씨름을 제외하면 남는 것이 없다. (협회 회장직은)욕먹는 자리다. 하지만 씨름을 위해 희생하자는 마음으로 도전했다"고 입을 뗐다.
해야 할 일이 많다. 마음이 급하다. 황 회장은 후보자 시절 '씨름 전용경기장과 박물관, 상설경기장 건설', '민속씨름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민속씨름단 창단', '여자씨름의 전국체전 정식종목 채택', '실업연맹, 대학연맹 등 각 급 연맹 창설' 등을 약속했다.
황 회장은 "한때 내가 초등학교 씨름 교실 사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이 정말 좋아했다. 다만, 요즘에는 학교에 모래장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동식 매트를 보급해 변화를 줬다. 하지만 오래 진행하지 못했다. 정책이 계속 바뀌었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한다. 현재 씨름을 접할 기회 자체가 없다. 씨름을 모를 수밖에 없다. 나는 더 많은 사람이 씨름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환경 개선부터 얘기했다.
그는 씨름의 위상과 씨름인들의 자존감도 거론했다. 황 회장은 "씨름인들의 복지증진을 해 씨름을 잘 선택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하고 싶다. 공무원이나 선생님은 연금 제도가 있다. 선수들은 그런 복지가 없다. 화려한 선수 생활이 끝나면 막막하다. 은퇴 후 생활이 안정돼야 '내가 정말 씨름을 잘 했구나' 생각할 것이다. 나는 지도자 시절 선수들이 은퇴 후 학교 교사 든 어떻게든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왔다. 매우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후보자 시절 내세운 공약은 협회 내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해 종합적 계획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할 예정이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씨름 전용경기장을 꼭 짓고 싶다. 제일 어려운 일이지만, 내가 해내야 할 문제다. 씨름은 전 세계의 문화유산이다. 하지만 전용구장 하나 없다. 전용구장 내 박물관도 구성하는 등 씨름의 집결지를 만들어야 한다. 대기업의 힘을 빌리면 좋겠지만, 쉽지 않다. 정부의 도움을 받고자 한다"고 구상을 밝혔다.
대한민국 씨름 수장으로 첫 발을 내디딘 황 회장. 그는 "고쳐나가야 할 것이 많다. 씨름의 부활을 위해서는 지도자와 선수의 노력, 그리고 지원이 필요하다.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팬들과의 소통도 힘쓰겠다. 내가 퇴임할 때는 씨름을 한 단계 발전시킨 회장으로 남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합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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