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아직도 '롯데 포수'하면 다들 강민호 선배를 떠올린다. 이제 손성빈으로 바꾸고 싶다."
조심스럽지만 거침없었다. 패기가 넘쳤다. '주전 포수 경쟁'에서 한발 물러서 있기에, 손성빈의 열정은 더 뜨겁게 타올랐다.
18일 롯데 자이언츠 2군 캠프가 열리고 있는 김해 상동 연습장에서 손성빈을 만났다.
'롤모델' 버스터 포지(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등번호 28번이 손성빈의 등에도 빛나고 있었다. 지난해에는 선배 지시완의 번호였다. 손성빈은 "(지)시완이 형이 바꾸시면서 비었길래 내가 차지했다. 고등학교 때도 28번이었다"며 미소지었다.
롯데의 올해 스프링캠프는 전원 합숙 체제다. 사직 1군 캠프 선수들은 롯데호텔 부산에서, 상동 2군 캠프 선수들은 상동연습장 근처 숙소에 묵는다.
손성빈은 올해 입단한 신인이지만, 지금 독방을 쓰고 있다. 룸메이트 나승엽이 1군 캠프에 참여중이기 때문. 손성빈은 "시골에 온 느낌이라 가끔 답답하긴 한데, (나승엽은)호텔보다 1군 간게 부럽다"면서도 "나도 여기서 잘 준비해서 1군으로 넘어가고 싶다"며 의지를 다졌다.
2021시즌 개막을 앞두고 롯데 1군에서는 포수 4명의 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 주전포수를 다투던 김준태와 정보근에 지시완과 강태율까지 새롭게 가담한 상황. 손성빈과는 한발짝 떨어진 얘기다. 2군 코치진도 손성빈에게 '서둘지 마라'고 강조한다. 조급한 마음에 쫓기거나 무리하지 말고 때를 엿보라는 것. 손성빈은 씩씩했다.
"프로야구인데, 롯데 아니라 어느 팀이든 한 자리 있는 포수 경쟁이 치열하긴 마찬가지다. 지금 1군에서 4명이 경쟁중인데, 그건 스프링캠프 얘기다. 시즌 진행되다보면 내게도 기회가 올 거다. 그걸 놓치지 않으려면, 지금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
손성빈은 "난 타격보다 수비가 더 자신있다. 포수치곤 발도 빠르니까 플러스 점수가 있고, 상황 판단이나 센스도 자신있다. 어떤 단점을 보완한다기보다, 뭐단지 다 잘하는 포수가 되고 싶다. 타격도 잘치면 좋은 거지만, 포수는 일단 수비를 잘해야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롯데는 최첨단 과학장비 '피칭랩'을 활용해 선수들의 생체역학 데이터를 수집, 기량 향상에 힘쓰고 있다. 손성빈은 "투수처럼도 써보고, 포수로서도 해봤다. 어디에 힘이 더 들어가고, 자세나 동작이 입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는지 볼 수 있어서 좋다"며 웃었다. 래리 서튼 2군 감독과 보다 자유롭게 이야기하기 위해 영어 공부도 해봤지만, 아직은 어렵다.
다만 손성빈에게 '포수'는 운명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포수 마스크를 썼다.
"어린 나이에도 공이 무섭지 않았다. 그래서 감독님께서 '포수 한번 해보자' 하신 것 같다. 막상 해보니 다른 포지션보다 재미있어서 계속 하게 됐다. 일단 올해의 목표는 1군에 올라가는 것이다. 조금 멀리 본다면? '롯데 포수'하면 생각나는 이름을 '강민호'가 아니라 '손성빈'으로 바꾸는 거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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