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같으면서 다른 크리스 플렉센과 워커 로켓. 동갑내기 절친한 두 사람은 나란히 한국에서 성공기를 쓸 수 있을까.
지난해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플렉센은 성공적인 KBO리그 첫 시즌을 마치고 시애틀 매리너스와 2년 총액 475만달러 빅리그 계약을 맺었다. 시애틀은 플렉센을 영입하면서 곧바로 40인 로스터에 포함시켰고, 새 시즌 선발 후보로 보고 있다. 플렉센은 시애틀과의 계약에서도 매 시즌 투구 이닝에 따른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2022년에 투구 이닝 150이닝을 넘기거나, 2021~2022시즌 2년 합계 300이닝 이상을 던지면 시애틀과 재계약을 할 경우 2023년 연봉이 800만달러로 뛰게 된다.
플렉센 입장에서는 금의환향이다. 한국에 오기 전, 플렉센은 빅리그 대형 유망주 투수였지만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한 선수였다. 뉴욕 메츠에서 많은 기대를 받았으나 빅리그에 올라가면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결국 환경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결단을 내렸고, 두산의 적극적인 러브콜에 한국행을 결심했었다. 그리고 KBO리그에서의 활약상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메이저리그의 시선을 끄는데 성공했다. 단 1년만에 빅리그에 재입성하면서, 메릴 켈리(애리조나) 조쉬 린드블럼(밀워키)과 같은 길을 걷게 됐다. KBO리그가 그에게 빅리그 재입성 기회를 준 셈이다.
한국에 오기 전 상황만 보면, 플렉센과 올해 두산이 새로 영입한 로켓은 상당히 비슷하다. 두 사람은 1994년생 동갑내기이자, 과거 메츠에서 같이 뛰었었고 그때부터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유망주에 좋은 구위를 가진 확실한 '포텐'이 있지만 아직 기량을 펼치지 못한 것 역시 같다. 또 로켓의 한국행에 플렉센의 적극적인 추천이 크게 작용했었다. 로켓은 "지난 2년 동안 다른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좋은 제안이 왔다. 플렉센에게도 여러 가지를 많이 물어봤다. 플렉센은 '이 기회를 무조건 잡아라. 좋은 경험이다. 나에게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 하더라"고 전했다.
실제로 두산이 로켓에게 기대하는 역할도 플렉센처럼 강력한 1선발급 투수고, 로켓은 그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플렉센도 지난해 시즌 내내 잘했던 것은 아니었다. 적응 기간이 필요했었다. 시즌 초반 최고의 구위와 빠른 구속을 가졌음에도 마운드에만 서면 워낙 완벽주의적 성격인데다, 예민한 편이라 승부에 애를 먹었었다. 부상으로 시즌 중반 2개월 가까이 쉰 이후, 여러 변화들을 받아들이고 본인의 공을 100%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점점 더 완벽에 가까운 투수로 진화했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는 단연 리그 최고의 투수였다. 공 자체가 가진 힘과 구위, 제구까지 완벽했고, 팀을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올려놓은 일등 공신 중 한명이다.
현재 스프링캠프에서 새 동료들과 첫 훈련 중인 로켓도 매우 높은 평가를 가지고 있다. 구위가 상당히 뛰어나고, 타자들이 쉽게 치기 힘든 궤적을 가지고 있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평가다. 하지만 플렉센과는 다른 점도 있다. 예민하고 꼼꼼했던 플렉센과 다르게 로켓이 좀 더 여유가 있는 성격이다. 정재훈 투수코치는 "생각하는 점이나 멘털적인 부분이 다른 것 같다. 대화해보면 성격이 다르다. 로켓이 좀 더 대담한 것 같다"고 했다.
두산과 플렉센은 아름다운 작별을 했다. 좋은 투수가 팀을 떠나는 것은 아쉽지만, 한국에서 성공을 거둬 빅리그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은 서로에게 자랑스러운 일이다. 두산은 로켓 역시 또다른 성공 사례가 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올 시즌 역할이 막중하다.
울산=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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