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제 2세터들이 원래 더 연습 많이 하고 더 고생한다. 이겨내줘서 고맙다."
김우재 IBK기업은행 감독이 제자를 향한 짠한 마음을 드러냈다.
기업은행은 24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0 완승, 3위로 뛰어올랐다.
에이스 라자레바가 28점을 따내며 여전한 화력을 뽐냈고, 김주향과 김수지가 뒤를 받쳤다. 하지만 흔들리던 팀의 분위기를 바꿔놓은 백업세터 김하경의 활약이 돋보인 경기였다.
이날 기업은행은 18-8까지 앞서던 1세트에서 맹추격을 허용한 끝에 25-22로 가까스로 승리했다. 2세트에는 이한비를 앞세운 흥국생명에 한때 8-11로 뒤졌다. 자칫 흐름을 내줄뻔한 위기였다.
이때 김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했다. 주전세터 조송화 대신 김하경을 투입한 것. 기업은행은 빼앗겼던 흐름을 되찾고 2~3세트를 연달아 따내며 승점 3점을 확보했다. 김 감독은 이날 승리에 대해 "서브 공략이 잘 됐고, 블로킹이 좋았다. 중요한 장면에서 좀 흔들렸는데, 바뀐 세터(김하경)가 운영을 잘했다"고 평했다. 라자레바도 경기 후 "초반에 좀 어려움이 있었는데, 김하경이 열심히 해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거들었다.
김하경은 지난 2016~2017시즌 직후 프로배구를 떠난 경험이 있다. 이후 실업팀에서 뛰다 2019~2020시즌을 앞두고 김우재 감독이 직접 러브콜을 보내 다시 프로로 돌아왔다.
김 감독은 "그때 염혜선이 떠나면서 세터 백업이 없는 상황이었다. 연차도 있고, 실업에서 꾸준히 뛰었고, 개인적으로 중학교 ?? 김하경을 본 바도 있어 선택해서 데려온 것"이라며 "떠났다 돌아온 선수이니 절박함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사람이 얘기하면 세터가 더 흔들릴 수 있어 그쪽은 김사니 코치에게 맡기는 편이다, 상대 세터가 (김)다솔이라 높이가 낮으니 자신감있게 하라고만 했다"면서 "제2, 제3 세터들이 더 고생한다. 연차가 있는 친구인데, 언제나 뛸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이 정말 힘들다. 잘 견디고 이겨내줘서 고맙다. 좋은 기회가 왔을 때 열심히 해주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조송화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혼자서 팀을 이끌다시피 하니 매번 잘할 순 없다"면서 "체력적인 부분도 있고, 부담감도 컸다. 김하경이 이렇게 해주면 서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은행은 오는 27일 4위 도로공사와 맞붙는다. 사실상의 3위 결정전이다. 김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그 중용성을 잘 알거다. 열심히 잘해보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화성=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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