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IA 타이거즈의 주전 유격수 박찬호(26)는 지난해 타격 부진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며 의연함을 되찾았지만, 더 좋은 선수로 거듭나는데 답은 방망이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시즌이었다.
그래서 생활 패턴에 좋은 습관들로 채워넣으려고 노력 중이다. 지난해 시작했던 명상을 비롯해 강아지와의 산책 등을 좋은 습관에 포함시켰다. 가장 큰 변화는 식단이었다. 요즘 하루 네 끼를 먹고 있다는 박찬호는 "공개되면 깜짝 놀랄만한 식단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식단 공개를 요청하자 박찬호는 "잘하고 나서 공개하겠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분석과 고민은 누구보다 많이 한다. 다만 타격을 잘해야 한다는 건 박찬호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래서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박찬호의 타격 향상을 위해 미션을 주고 있다. 지난 24일 캠프 세 번째 특타를 진행한 박찬호는 "특타 때마다 감독님께서 숙제를 주신다. 첫 번째 시간에는 '뒤쪽에 체중을 두고 타격하기', 두 번째 시간에는 '오른쪽 어깨가 떨어지지 않기'였다. 이날은 '우측 골반을 땅으로 누른다'라는 생각을 하라고 하셨다. 사실 알면서도 어려운 것이다. 이론적인 건 다 아는데 어렵다"며 웃었다.
이에 대해 윌리엄스 감독은 2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캠프를 진행하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어떤 타자든 타격은 하체부터 시작된다. 박찬호는 기초를 발전시키다 보면 하체부터 위로 올라가면서 좋게 작용할 것"이라며 "나도 현역 때 그랬지만, 타격을 하다 부진하면 손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깨달은 건 손이 아닌 다른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집을 지을 때 기반을 단단하게 하는 것이 기본이다. 기초가 단단하지 못하면 중심이 뜨는 현상이 발생한다. 다른 것을 하기 전에 기반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박찬호의 스윙과 발전하는 모습에 만족한다"고 전했다.
박찬호의 끊임없는 연구와 분석 그리고 윌리엄스 감독의 조언이 효과를 본다면 KIA는 향후 10년간 유격수 걱정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KIA는 지난해부터 키스톤 콤비의 얼굴이 바뀌었다. 안치홍이 롯데 자이언츠로 FA 이적하면서 지난 10년간 유격수로 활약한 김선빈이 안치홍의 공백인 2루수를 맡고, 박찬호가 생애 첫 풀타임 유격수로 뛰었다. 박찬호는 지난 시즌 KBO리그 유격수 중 마차도(롯데 자이언츠·1180⅔이닝)에 이어 가장 많은 이닝(1165이닝)을 소화했다. 수비율도 0.975로 나쁘지 않았다. 다만 수비에 비해 타격에서 부진했다. 규정타석을 소화한 53명 중 타율 꼴찌(0.223)를 기록했다.
박찬호는 자신의 타격이론을 정립하는 과정에 있다. 그 연구들이 실전에서 성공하면 박찬호는 투타 모두 뛰어난 유격수가 될 수 있다. 동기이자 미국 메이저리거가 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처럼 될 수 있을 듯하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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