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사직 만원관중 앞에서 던지는게 꿈이다. 선발 10승을 하고 싶다."
2021년은 23세 이승헌이 롯데 자이언츠 선발진의 한 축으로 자리잡는 한 해가 될까.
이승헌은 '피지컬 괴물'로 유명하다. 롯데 선발 후보군 중 독보적인 최장신 투수다.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1m89)나 앤더슨 프랑코(1m85)보다도 큰 1m96인데다. 투구폼 특성상 타점도 높다. 압도적인 높이에서 뿌리는 150㎞ 직구가 강렬하다.
지난해 뜻하지 않게 타구에 직격당하는 부상을 겪으면서도 성장세가 꺾이지 않았다. 9월 중순 콜업 이후 꾸준히 선발로 나서 7경기 3승2패 평균자책점 4.66을 기 록했다.
올해도 선발 한자리를 노린다. 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의 3월 첫 연습경기에 선발로 출격했다. 이날 이승헌은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2이닝 동안 3안타 1볼넷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특히 1회 제구가 흔들리면서 무사만루를 허용했지만, 실점 후 안정을 찾으며 병살타로 끊어냈다.
선발 도약 첫 해였던 지난 시즌에도 제구가 문제였다. 선발투수의 적절한 이닝당 투구수는 15개 안팎이다. 그래야 100구로 6이닝을 버틸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지난해 이승헌은 36⅔이닝 동안 651구, 이닝당 18개를 던졌다. 이래서야 5이닝이면 100구가 꽉 차기 마련이다.
이승헌은 지난해 좌타자 상대로 OPS(출루율+장타율) 0.621, 우타자에 0.579를 기록했다. 하지만 타율만큼은 우타자(0.247)보다 좌타자(0.232)가 더 낮았다. 제구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좌타자 상대로의 강점이 더 두드러지는 셈.
직구를 받쳐주는 변화구 때문이다. 좌타자를 상대하는 서클체인지업은 롯데 투수진 전체를 통틀어 손꼽힐 정도다. 반면 우타자에게 주로 구사하는 낙차큰 슬라이더는 제구력이나 기복 면에서 아직 아쉬움이 있는 편. 하지만 완성도를 높인다면 싱커성 회전이 걸리는 특유의 직구와 어우러져 한층 위력을 뽐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월 10일 삼성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을 상대로 시즌 3승을 달성한 7이닝 무실점 쾌투가 바로 그런 날이었다.
이승헌의 다음 등판은 오는 9일 신세계 전으로 예상된다. 이승헌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가 이어질 3월, 허문회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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