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긴장감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재미있게 던졌다."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에게 미국 무대 데뷔전은 긴장보다 설렘이 더 컸다.
양현종은 8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LA다저스와의 캑터스리그이자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4-2로 앞선 8회 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 2피안타(1홈런)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마이크 폴티네비치-조던 라일스-카일 코디-데인 더닝에 이어 다섯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긴장한 듯 보였지만, 심호흡하며 침착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첫 타자인 쉘던 노이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첫 번째 던진 직구 제구가 높아 볼이 됐지만, 2구째 다시 높은 직구에 헛스윙을 유도했다. 3구째 첫 변화구로 파울을 유도한 양현종은 볼 카운트 2B2S에서 5구째 높은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후속 오마르 에스테베스에게는 2구째 장기인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후 5구째 슬라이더를 던져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시켰다.
하지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실투가 나왔다. 볼 카운트 2B1S에서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한 가운데 몰리고 말았다. 여지없었다. DJ 피터스의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았다.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양현종은 곧바로 불안함을 잠재우지 못했다. 후속 좌타자 제임스 아웃맨에게 좌중간 안타를 얻어맞았다. 직구가 밋밋하게 가운데 몰렸다. 다행히 2사 1루 상황에서 요니 에르난데스를 유격수 뜬공으로 막아냈다. 자칫 좌익수-3루수-유격수 사이에 떨어지는 바가지성 안타가 될 수 있었지만, 끝까지 포지하지 않고 달려가 잡은 유격수의 도움을 받았다.
경기가 끝난 뒤 양현종은 줌 인터뷰를 통해 "긴장감보다는 설레는 마음이 컸다. 타자들도 섰고, 관중들도 있어서 재미있게 던졌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몸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서서히 좋아지고 있다는데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첫 시작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음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는 내 공을 던질 것 같은 느낌이다. 남은 3주간 선수들과 좋은 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에 나도 경기 때 좋은 모습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화구 같은 경우 전체적으로 높게 제구가 됐다. 직구는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변화구도 그 영향을 받았다"며 "확실히 선발보다는 몸푸는데 단점은 있지만 그래도 경기 전 투수 코치님께서 내 루틴대로 준비하라고 하셨다. 이날은 밸런스적인 면에서 문제가 있었지 다른 부분에선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규리그는 아니지만, 바라던 미국에서 공을 던졌다. 그러나 목표 달성을 위해 나아가는 과정일 뿐이다. 양현종은 "가장 큰 목표는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것이다. 지금도 중요한 과정이다. 시범경기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야 큰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장에 찾아와 주신 한국 팬들의 응원이 힘이 됐다"는 양현종은 "한국에서 밸런스가 좋지 않을 때 했던 훈련을 여기서 해야 할 것 같다. 미국은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주기 때문에 보완해야 할 점을 전력분석을 통해 준비를 한다면 다음 경기는 좋은 모습으로 보여드리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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