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이 가장 공을 들였던 부분은 타순이었다.
선수 유형별로 타선 전체에 가장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자리를 찾기 위해 고심을 거듭했다. 이를 통해 중장거리 타자로 분류됐던 정 훈을 리드오프 자리에 놓고, 안치홍과 민병헌을 각각 7, 9번 타순에 배치하는 노림수를 내놓았다. 2~4번에 자리를 잡는 손아섭 전준우 이대호를 제외한 나머지 타자들 모두 크고 작은 변화를 겪었다. 이를 통해 롯데는 지난해 144경기서 71승(1무72패)을 얻었다.
롯데는 또 한번의 변화를 준비 중이다. 취임 2년차를 맞이한 허문회 감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변화 속에 시행착오가 불가피했던 첫 시즌에서 얻은 경험과 데이터를 토대로 타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리드오프 자리에서 펼치는 실험. 허 감독은 최근 연습 경기에서 마차도와 안치홍을 번갈아 가며 1번 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지난해 리드오프로 맹활약했던 정 훈은 5~6번 타순에서 하위 타순 연결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마차도의 출루율은 0.356, 안치홍은 0.351였다. 기존 리드오프였던 정 훈(0.382)이나 팀내 최고의 출루율을 보여준 손아섭(0.415), 한동희(0.361)에게도 뒤지는 수치다. 이럼에도 허 감독이 마차도와 안치홍을 주목한 이유는 뭘까.
타자 유형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강한 2번' 역할에 최적화된 손아섭에게 굳이 리드오프 부담을 줄 필요는 없다. 1루수 뿐만 아니라 중견수 자리까지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는 정 훈을 하위 타선 연결 고리로 쓰면서 부담감을 줄이고 체력을 세이브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한동희는 장타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리드오프 활용과는 거리가 있다.
'숨은 데이터'도 허 감독의 리드오프 실험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허 감독은 "컨택트 관련 데이터에서 마차도와 안치홍이 좋은 수치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지난해 롯데가 특정 타격 수치를 기반으로 타자들을 활용했던 모습과 어느 정도 통하는 모습이다.
허 감독은 지난해 롯데 타선의 취약한 고리로 7번, 9번 타순을 꼽은 바 있다. 이 자리는 리드오프 실험 중인 마차도나 안치홍 둘 중 한 명이 채우게 될 것이라는 게 허 감독의 시선이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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