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이 인천에서 유학 중인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 후손의 수술비를 지원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과 인천광역시는 최재형 선생의 4대손 최 일리야 세르계예비치(19) 군이 수술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수술비 지원을 위해 힘을 모았다.
지난 설 연휴 기간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은 일리야 군은 신장(콩팥)기능이 약화해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인천성모병원으로 옮겨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일리야 군의 증상은 신우이행부요관 협착증으로 인한 수신증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수신증은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이 요관에 막히면서 소변이 신장에 가득 차며 부풀고 커지게 돼 결국 신장기능이 망가지게 된다. 제때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염증이 지속되면서 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추후 투석을 받아야 하는 말기신부전으로 발전할 위험성이 있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김정준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의 집도로 지난 4일 로봇 복강경 수술로 신우성형술을 진행했다. 일리야 군은 빠른 회복 후 12일 퇴원했다. 로봇 신우성형술은 몸에 작은 절개창을 내어 막힌 요관 부위를 잘라내고 잘라낸 요관을 봉합해 이어주는 최신 수술 기법으로, 숙련된 의사가 집도할 경우 완치율이 90% 이상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또 수술로 인한 합병증이 드물 뿐 아니라 절개창이 매우 작아 통증이나 미용적인 장점도 있다.
최 일리야 군은 "먼저 인천성모병원과 인천시 등 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치료 과정이 순조로웠고 많은 분들이 잘 치료받을 수 있게 보살펴 주셨다. 독립운동을 하신 최재형 할아버지의 후손이라는 이유로 큰 도움을 받은 만큼 저도 할아버지를 본받아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수술을 집도한 김정준 교수는 "만일 일리야 군이 국내에서 출생했다면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당연하게 시행하고 있는 산전 초음파나 영유아 검진을 통해 병을 훨씬 먼저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광복에 크게 힘쓴 분의 후손이 그러한 혜택을 받지 못한 부분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가 받았던 과거의 도움을 일부나마 다시 돌려드릴 수 있는 일에 참여할 수 있게 돼 개인적으로도 큰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홍승모 몬시뇰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병원장은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영웅의 후손을 도울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영광이다"며 "앞으로 최 일리야 군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피는 것은 물론, 성심성의를 다해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은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뒤에서 도운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로 상해임시정부의 초대 재정장관을 역임했다. 독립단을 조직해 무장 투쟁을 이끌었고, 한인 후손 교육을 위해 30여 개의 학교를 세우는 등 장학 사업에도 힘썼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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