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남자프로배구가 3주간의 휴식기를 마치고 다시 시작됐다. 시즌 막바지로 접어든 상황. 코로나19 여파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14일 경기에 임한 KB손해보험 스타즈 선수들의 몸은 무거웠다. 이날 시즌 1000득점을 달성한 '괴물' 노우모리 케이타조차 예외가 아니었다. 이날 케이타는 22점을 올리며 팀 공격을 지탱했지만, 10개의 범실을 범하며 패배의 책임도 피할 수 없었다.
이날 KB손해보험은 대한항공 점보스에 세트스코어 0대3으로 완패했다. 코칭스태프가 어찌할 수 없을 만큼 일방적인 경기였다. 이경수 KB손해보험 감독대행은 경기 내내 "너무 급하다. 하나씩 하자"며 선수들을 다독이는데 그쳤다. 브리핑에서도 "훈련 일주일 했다고 손발이 맞겠나"라며 한숨을 쉬었다.
KB손해보험은 지난달 21일 선수단에 확진자가 발생, 선수 전원이 2주간의 자가격리를 치렀다. 일주일의 훈련을 거쳐 나선 이날 경기였지만, 정상 컨디션일 리 없다. 이경수 대행은 선수들의 컨디션에 대해 "기본적인 웨이트 트레이닝만 해도 알이 밸 정도다. 오늘 무리하기보단 경기 감각을 찾는데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상열 전 감독의 갑작스런 사퇴로 인한 선수단의 동요도 피할 수 없는 상황.
반면 대한항공의 분위기는 달랐다.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는 놀라운 탄력을 과시하며 코트를 압도했다. 세터 황승빈이 "오늘 토스가 짧은 게 좀 있었는데 굉장했다"고 평할 정도. 정지석도 4점에 그쳤던 지난 우리카드 전 부진을 벗고 10점을 올렸고, 곽승석은 12점에 공격 성공률 83.3%로 절정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V리그의 코로나19 확진자 파동은 모든 선수들이 체력의 한계에 몰렸던 6라운드를 앞두고 벌어졌다. 덕분에 대한항공을 비롯한 타 팀 선수들에겐 3주의 휴식기가 말그대로 '꿀맛 같은 휴식'이 됐을 수 있다.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도 "경기 감각 문제는 모든 팀이 마찬가지고, 지난 휴식기가 우리 선수들에게 피지컬적으로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특히 요스바니가 좋은 리듬을 찾고, 라이트 역할에 적응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대한항공 역시 코로나 여파에서 자유롭지만은 않다. 선수단내 관계자가 확진됐고, 그와 동선이 겹친 주장 한선수가 KB손해보험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2주간의 자가격리를 겪었다. 산틸리 감독은 당분간 선발 세터로 황승빈을 기용하며 한선수의 컨디션 회복 여부를 지켜볼 예정이다.
KB손해보험은 코로나 여파 뿐 아니라 우리카드, 한국전력과의 플레이오프 진출 싸움에서도 한복판에 서 있다. 3~4위 팀의 승점차가 3점 이내일 경우 펼쳐지는 단판 준플레이오프 여부가 걸린 혼전. KB손해보험만 홀로 모래주머니를 막 떼어낸 모양새다.
KB손해보험은 앞으로 4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경수 대행은 이날 경기력에 대해 묻자 "쏘쏘(So so)했다. 자가격리 영향이 너무 컸다"며 애써 웃어보였다. 이어 향후 대처와 준비를 묻는 질문에 "모범답안을 얘기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무리하게 뭔가를 요구하고 바꾸면 혼란이 올수밖에 없다"면서 "지금까지 해왔던대로, 호흡을 잘 맞춰보겠다"며 복잡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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