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FC서울과 광주FC는 과거 몇 차례 판정논란에 관련된 것을 빼고는 딱히 연결고리가 없었다. 연고지가 다르고, 소위 '노는 물'도 달랐다.
하지만, 17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두 팀간 '하나원큐 K리그1 2021' 5라운드는 역사상 그 어떤 맞대결보다 볼거리가 풍부하다.
자리를 맞바꾼 감독들이 주연이다. 광주를 3년간 맡으며 2부 우승 및 승격, 창단 첫 6강 진입의 성과를 낸 박진섭 감독이 올 시즌을 앞두고 서울로 향했고, 지난 시즌 수석코치와 감독대행으로 서울의 반등을 이끈 김호영 감독이 광주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박 감독은 광주가 '지도자 박진섭을 키워준 구단'이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김 감독도 2000년대 중후반 서울에서 코치 생활을 역임한 적이 있어 서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선수 중에선 나상호 기성용 홍준호(이상 서울) 김원식(광주)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나상호는 여러 '광주의 아들' 중 한 명으로, 광주에서 프로데뷔해 국가대표로 성장했다. 신인시절 광주에서 연을 맺은 박 감독과 서울에서 재회해 시즌 초반 '뉴 에이스'다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번 경기에선 금호고 후배인 엄원상 엄지성(이상 광주)의 도전을 받는다. 기성용도 금호고 출신이다. 광주에서 뛴 적은 없지만 부친이 광주에서 단장을 지냈다. 유럽에서 활동하던 2019년 여름 광주 경기장을 찾아 아버지의 팀을 응원하기도 했다.
그런 기성용의 '택배패스'를 막아야 할 임무를 지닌 선수는 광주 주장 김원식. 김원식은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임대 기간을 제외하면 줄곧 서울 프로팀에서 활약한 순수 서울맨이다. 연말 구리 GS 챔피언스파크 인근에 신혼집을 차리며 서울 잔류를 제1 옵션으로 생각했지만, FA(자유계약)로 풀린 상황에서 서울과 재계약을 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 시즌 짧다면 짧은 기간 서울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김 감독의 부름을 받아 광주로 '생애 첫 완전이적'을 감행했다. 동계 전지훈련 기간에 만난 김원식은 "상암에 섰을 때 울컥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트레이드는 아니지만, 사실상의 트레이드 개념으로 서울로 향한 센터백 홍준호는 펠리페 엄원상 김주공 등 지난 시즌 새 역사를 쓴 광주 공격수들을 상대해야 하는 운명에 놓였다.
상대팀과 인연은 딱히 없지만, 이 경기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는 또 있다. 조영욱(서울)과 엄지성이다. 조영욱은 오는 2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한일 A대표팀 친선경기 명단에 깜짝 포함됐다. '조영욱이 국대급인가' 의심을 보내는 이들에게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 올해 4경기에 모두 출전했으나 아직 득점하지 못했다. 같은 날, 2002년생 엄지성은 올림픽 축구대표팀에 처음으로 발탁됐다. 형들을 제치고 도쿄 올림픽 본선에 승선하려면 당장 눈앞에 있는 경기부터 해치워야 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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