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15일 발표된 벤투호 일본전 선수 차출 명단에 K리그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 선수는 단 한명도 없었다. 충격적이다. 전북 현대는 1년 전까지만 해도 A대표 선수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대표적인 구단이었다. 베스트11을 전부 전현직 A대표로 꾸릴 수 있었다. 그런데 벤투 감독은 오는 원정 한-일 친선 A매치를 앞두고 대표팀을 차출하면서 전북에서 단 한 명도 뽑지 않았다. 같은 날 올림픽대표팀 김학범 감독이 뽑은 3월 훈련 명단에도 전북 선수는 송범근(GK) 이유현(DF) 2명 뿐이었다.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상황 속에서 오히려 안도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다른 한편에선 전북 현대의 미래에 대한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 나온다. 한 전문가는 "외국인 사령탑 벤투 감독은 차출하면서 소속팀을 고려하지 않는다. 지금 상황에서 최고의 팀을 꾸리는 것과 동시에 카타르월드컵 본선만을 고려할 뿐이다. A대표팀에 전북 선수가 단 한명도 없다는 건 의미심장하다. 반면 울산 선수가 최다인 6명이라는 걸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전북 구단은 지난해까지 K리그 최초 4연패를 이뤘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울산 현대와 역대급 우승 레이스 끝에 마지막에 가까스로 정상을 지켰다. 이번 '하나원큐 K리그1 2021'시즌에도 초반 최상의 경기력은 아니지만 3승1무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겉으로 보이는 건 멀쩡하다. 그렇지만 앞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전북은 지난 2~3년 동안 국가대표급 선수를 해외로 떠나보냈다. 미드필더 이재성(홀슈타인 킬) 센터백 김민재(베이징 궈안) 공격수 김신욱(상하이 선화) 풀백 김진수(알 나스르) 미드필더 손준호(산둥) 등이 차례로 이적했다. 이들은 전부 A대표 주전급 선수들이었다. 전북 구단은 전력 약화를 감안하면서도 경영 차원에서 선수들을 보냈다. 거액의 이적료 수입이 남았다. 재투자 차원에서 대체 선수 영입을 했지만 미약했다.
지금의 전북은 주전급 선수 중 다수가 30세를 넘겼다. 풀백 이 용(35)최철순(34) 센터백 최보경(33) 홍정호(32), 미드필더 이승기(33) 김보경(32) 한교원(31) 등이다. 이 주축 선수들은 2010년대 '전북 천하'를 이끈 주인공들이다. 그 과정에서 화려했던 20대를 다 보냈다. 지금 전북엔 이 정점을 지나 앞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을 대체할 유능한 젊은 신예와 중참 선수들이 많지 않다. 전북 유스가 상대적으로 다른 팀들에 비해 약해 유망주 발굴이 신통치 않았다. 지금의 전북을 만든 최강희 감독(상하이 선화) 시절엔 타팀에서 가능성을 보였던 선수들을 해마다 잘 영입해서 국내 최고의 선수로 키워냈다. 손준호 이 용 김신욱 등이 그런 경우다. 그런데 최근 전북 구단은 젊은 선수 등 선수 영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21시즌을 앞두고 시도했던 이승우 백승호 영입이 생각 처럼 풀리지 않았다. A구단의 공격수 B, 풀백 C, D구단의 풀백 E, F구단의 수비형 미드필더 G 등을 검토 또는 접촉했지만 여러 이유로 성사되지 않았다.
반면 울산 구단은 전북이 이적 시장에서 주춤하는 사이에 우리나라 축구의 미래들을 대거 영입해 스쿼드를 탄탄히 꾸렸다. 그 결과, 이번 벤투호에는 가장 많은 6명의 태극전사가 들어갔다. 조현우 김태환 원두재 홍 철 윤빛가람 이동준이다. 이 중 공격수 이동준과 미드필더 원두재는 길게 10년 이상 한국 축구를 이끌 큰 자원이다. 울산에는 이번 벤투호에는 들지 못했지만 이동경 설영우 김태현 등도 있다.
전북 구단은 그동안 전폭적인 투자를 통해 K리그 리딩 명문 구단의 반열에 올랐다는 걸 그 누구 보다 잘 알고 있다. 지속적으로 선수 투자를 한 결과,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 그런데 최근 2~3년, 토종 알짜 선수들에 대한 보강이 미약했다. 그 영향은 분명히 미래 경기력으로 나타날 것이다. 지금 손을 쓰지 않으면 전북은 몇년 안에 정상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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