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흥국생명의 '봄 배구' 전망, 그다지 밝지 않았다.
정규시즌 막판 흐름이 안 좋았다. 팀내 불화설과 학폭 논란에 팀 캐미가 산산조각 났다. 그 여파는 5~6라운드 총 10경기서 단 2승(8패)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6라운드 막판엔 GS칼텍스에 선두 자리를 내주면서 결국 챔피언결정전이 아닌 플레이오프에서 봄 배구를 시작하게 됐다. '월드스타' 김연경이 버티고 있지만, 빈 자리를 메워줄 신예들의 경험 부족과 어수선한 팀 분위기 등 악재가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5~6라운드에서 잇달아 셧아웃 패배를 내준 IBK기업은행과의 만남도 부담스러울 만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흥국생명은 IBK기업은행과의 플레이오프 첫 판에서 뛰어난 집중력을 앞세워 승리를 가져갔다. 2세트를 내주고 3세트 리드를 추격 당한 상황에서 김연경이 해결사 노릇을 했고, 이주아의 블로킹까지 더해지면서 고비를 넘겼다. 기세를 탄 4세트에선 IBK기업은행이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면서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이날 지켜본 배구계 관계자들은 흥국생명의 분위기와 집중력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김연경은 "1위에서 2위로 떨어지면서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상황이었고, 최근 경기력도 2승8패로 분위기가 안 좋았던 것 같다"며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기간에 선수들에게 '여기서 우리가 질 순 없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했고, 다른 선수들도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 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의지를 불태우게 된 것 같다. 간절함, 이기고 싶은 마음이 되다 보니 잘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1위에서 2위나 3위로 갈 수는 있다. 스포츠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속상하긴 했지만, 모든 선수들이 이번 플레이오프를 잘 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배구는 다 함께 하는 것이다. 마음이 맞지 않으면 중요한 순간에 흐트러지고 다운되는 면이 있다. 그 부분은 실력으로도 채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팀이) 다른 팀에 비해 전력 등 모든 면에 비해 떨어질 수는 있지만, 함께 하는 팀 단합에선 우리가 더 좋다고 본다. 그게 실력을 채울 수 있는 부분 아닐까 싶다"고 강조했다.
시즌 초 맴돌았던 '절대 1강',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등 갖가지 찬사는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하지만 봄 배구에 접어든 흥국생명은 이마저도 승리를 향한 에너지로 바꿔 나가는 모습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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