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가 과거 학교 폭력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작심 발언은 이제 양측의 진실 공방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영하는 21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연습 경기가 끝난 후 취재진 앞에서 학교 폭력 의혹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영하는 지난 18일 에이전시를 통해 1차 해명을 했었지만,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나서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하의 주장에는 변함이 없다. 피해를 주장하는 A씨는 이영하, 김대현(LG)으로부터 고교 시절 야구부에서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폭로했고, 이후 구단 자체 조사가 시작됐다. 이영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A씨에게 그런 행위를 한 적이 없다. 상대편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 가지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고교 야구부 시절 선배로서, 투수조 조장으로서 후배들에게 단체 집합을 실시한 적은 2~3차례 있다고 밝혔다. 이영하는 "후배들이 잘못한 행동을 하거나 잘못한 일이 있으면 쓴소리를 한 적이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후배들에게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폭력 행위는 절대 없었다. 특히 단체 기합 외에 특정 한명을 지정해 폭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피해를 주장하는 A씨의 설명과는 정반대의 내용이다. A씨는 "야구팀에서 함께 한 2년간 성추행도 했고, 자취방에서 빨래를 하게 하는 등 노예처럼 일을 시켰다. 오랜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고 이야기했고, 이 부분은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서도 다뤄졌다. 반면 가해자로 지목된 선수들의 입장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그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다. 이영하는 하나하나 피해 사실을 상세하게 언급하며 반박하지는 않았다. 다만 재차 단호하게 의혹을 부인했다.
결국 양측의 진실 공방이 그라운드 밖에서 팽팽하게 전개되는 모양새다. 이미 구단은 손을 뗐다. 두산은 상당 기간 공을 들여 자체 조사를 펼쳤다. 선수와의 면담은 물론이고 A씨와도 2차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고, 당시 상황을 알고있는 관계자들과도 대화를 시도했었다. 하지만 첨예한 입장 차이를 감안했을 때 구단이 더이상 주체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고, 선수의 뜻을 존중해 지금은 에이전시가 주도적으로 상황을 끌어가고 있다. 이제는 개인과 개인 간의 문제가 된 셈이다. 구단 역시 어떤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모션을 취하기 힘든 입장이다.
이영하는 시즌 개막을 앞둔 상황에서 야구에 피해를 받고 싶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여기 저기서 이야기가 많이 들리기 때문에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신경을 안쓰려고 하고 있다"는 그는 "야구에 피해가 된다면 법적 대응도 생각하고 있다. 일단은 최대한 선발 경쟁과 야구에 굉장히 많은 신경을 쓰고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 미처 다 신경을 쓰지 못하다보니 에이전트에 일임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이영하 측은 구체적인 법적 대응 방법이나 시기를 못박지 않았다. 어떤 방식으로 추가 대응을 할지도 미지수다. 다만, 장기적인 진실 공방을 피할 수는 없어 보인다. 여전히 양 측의 주장은 평행선이고 당장 시즌 개막을 앞둔 상황에서 속도는 더디게 흘러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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