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강산이 두번째 변할 시간일까. 아름다운 10년, 우울한 10년을 보낸 앨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가 올봄 배트를 고쳐잡고 있다.
푸홀스는 22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시범경기에서 올봄 첫 홈런을 쏘아올렸다.
최근 에인절스의 스포트라이트는 온통 '투타병행(이도류)' 오타니 쇼헤이에게 쏠려있지만, 이날 1대4로 패한 에인절스의 유일한 득점이 바로 푸홀스의 홈런이었다.
푸홀스는 이날 정규이닝 전체를 소화하며 4타수 2안타(1홈런)를 기록했다. 올봄 성적이 타율 3할9푼4리 1홈런 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35를 기록중이다. OPS만 보면 2012년 에인절스 입단 이래 3번째로 좋은 스프링캠프 성적이다. 타율 1할8푼5리, OPS 0.519에 그쳤던 지난해 봄과 비교하면 천지 개벽 수준이다.
무엇보다 올해는 푸홀스와 에인절스의 10년 2억4000만 달러(약 2712억원) 계약의 마지막 해다. 아내를 통해 은퇴설이 제기되는가 하면, 나이를 4년 속였다는 루머까지 돌고 있어 내년 시즌 뛸 가능성이 높진 않다.
이른바 '아름다운 10년'으로 불리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시절 푸홀스의 21~30세 시즌 평균 OPS는 무려 1.050에 달한다. 이는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전체 9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의 앞에는 베이브 루스, 배리 본즈, 테드 윌리엄스, 루 게릭, 미키 맨틀 등 전설중의 전설들이 있을 뿐이다. 1.0 미만의 OPS를 기록한 시즌이 단 2번(2002, 2007) 뿐이며, 그나마 2007년은 0.997이었다.
같은 기간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팬그래프스닷컴 기준)도 77.3으로 역대 14위. 푸홀스의 커리어를 대표하는 내셔널리그 신인상, 시즌 MVP 3회, 골드글러브 2번, 실버슬러거 8번, 로베르토 클레멘테상, 행크아론상 2회 수상 등의 커리어가 모두 이 기간에 집중돼있다.
세인트루이스에서의 마지막 해였던 2011년, 푸홀스는 데뷔 이래 처음으로 타율이 3할 아래(2할9푼9리)로 떨어졌다. OPS도 0.906으로 간신히 0.9대를 지키며 그쳤다. 하지만 에인절스는 1980년생으로 알려진 푸홀스인 만큼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에인절스는 거대 계약을 질렀다.
그리고 그 모험은 대실패. MLB 역사상 손꼽히는 '먹튀'의 탄생이었다. 푸홀스는 에인절스 첫해 2할8푼5리 30홈런 105타점 0.859로 다소 부진했지만 체면치레를 했다. 하지만 이후 단 한 시즌도 OPS 0.9 이상을 기록하지 못했다. 무려 40홈런을 때린 2015년에도 타율이 2할4푼4리로 급락함에 따라 출루율이 3할7리에 그쳤고, OPS는 0.787에 머물렀다. 급기야 2017년에는 0.672, 지난해에는 0.665까지 내려앉았다.
통산 662홈런을 기록중인 푸홀스는 빅리그 역대 최다 홈런 5위다. 그는 여러차례 700홈런 달성을 향한 의지를 밝혔지만, 새로운 팀을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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