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김준석 기자] 배우 이용녀가 화재 후 견사에서 생활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22일 방송된 TV CHOSUN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씬 스틸러'이자 '유기견의 대모'로도 유명한 이용녀의 근황이 공개됐다.
이날 이용녀는 화재 현장에서 허무한 표정으로 망연자실하고 있었다. 화재로 타버린 보금자리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도움을 주고 있었다.
한 봉사자는 "선생님은 화재가 난 후 옷이 없어서 이장님께 옷을 빌려 입으셨다. 심지어 팬티 한 장 남지 않았다"라고 걱정했다. 또 "화재가 난 후 견사에서 주무시면서 아이들을 돌봤다"라고 이야기했다.
화재로 인해 새까만 손과 피곤한 얼굴로도 제작진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용녀는 화재에 대해서 "연탄 난로로 인해 덮어 놨던 비닐에 불이 번졌다. 결국 고양이 방에 있던 아이들을 위해 문을 뜯어서 고양이는 피신을 시켰다. 거기엔 나가는 문이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견사에서 잠을 자고 있는 이용녀는 "아이들과 함게 자고 있다. 난로를 떼고 함께 잠을 잔다. 지금은 화재 후 다른 보호소로 보냈고 지금 30여 마리와 생활 중이다. 원래는 80마리 정도가 있었다. 근데 지난 달에 14마리가 인시보호를 보냈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용녀는 "혼자 있을 때 눈물을 흘린다. 하늘로 먼저 보낸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걔들 때문이라도 앉어 있거나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다른 데서 인터뷰를 하자고 할 때 거절을 했었다. 유기견에 대해 변명을 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못했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복구 작업이 한창일 때도 이용녀는 자원봉사자들에게 커피와 빵을 나눠 주고 있었고, 닫았던 대문이 열리며 한 마리가 밖으로 나가 이용녀를 당황케 했다.
이용녀는 결국 밖으로 나간 유기견을 찾으러 산을 오르며 갈 수 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이때 이용녀의 목소리를 듣고 진돌이는 가까이 다가왔지만 제작진을 보고 산으로 다시 도망쳤다.
이용녀는 "다른 사람이 있으면 오지 않는다"라며 "이쪽에는 한 분만 계셔달라"며 제작진을 피신 시켰다. 결국 나중에 진돌이는 제작진을 피해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 이용녀를 기쁘게 했다.
화재로 타버린 보금자리에서 이용녀는 컵라면으로 끼니를 떼우고 있었다. 이용녀는 "가스가 들어오지 않는다. 컵라면이라도 있는 게 다행이다. 원래 가스도 수도도 안 들어온다"라며 유기견들을 챙기며 식사를 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밖으로 외출하던 이용녀는 "엄마를 만나러 간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가서 엄마를 만나 반찬을 챙기며 식사도 하고 온다"라며 "제가 나이를 들다 보니까. 엄마가 걱정이 된다. 새벽에 전화가 오면 엄마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된다. 그래서 더욱 자주 보려고 노력을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제작진은 "화재가 난 걸 어머니에게 알렸냐"라고 물었고, 이용녀는 "왜 해요 안 하죠"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치매에 걸린 88세 어머니는 "딸이 와서 기분이 좋다"라며 기뻐했다. 이용녀는 "엄마가 베푸는 걸 좋아하셨다. 김장도 나눠주기 위해 300포기 씩 하셨다. 다 퍼주셨다"라고 어머니를 이야기했다.
이용녀는 "뇌경색으로 치매에 걸리셨다. 병원에서는 두 달을 못 견딘다고 했다. 결국 어머니를 집으로 모셨다. 눕혀 드렸더니 어머니가 강아지를 올려달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가슴에 올려드렸더니 좋아하시더라. 그러더니 한 두 달 후 강아지를 쓰다듬기 시작했고,7~8개월 후 말까지 트이셨다"라고 기적적으로 회복했음 알렸다.
이용녀는 "제가 엄마에게 효도를 못했다. 시집도 안갔는데 효도를 해 준건 강아지들이었다"라고 말하며 감동했다. 어머니는 딸의 손을 만지며 "이런 손이 어디있냐. 내가 저랬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용녀는 어머니를 위해 저녁 식사를 챙겨드리며 "이렇게 세끼를 드시는데 더 바랄 게 없다"라며 극진하게 어머니를 챙겼다.
식사를 마치고 어머니와 옛날 사진을 보며 추억에 빠졌고, 어머니는 "옛날 생각 나다"라며 사진을 보며 기뻐했다. 이용녀는 "엄마 나 어렸을 때 예뻤냐"라고 물었고, 어머니는 "아무렇게나 생겼다. 근데 귀가 잘 생겼다"라고 농담을 건냈다.
이용녀는 "제가 결혼 못한 이유는 아버지 같은 사람을 찾았기 때문이다. 아버지 같은 사람은 없더라. 무한으로 사랑을 주기가 어렵다"라며 결혼을 못한 이유에 대해 고백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잘 생겼었다. 근데 나는 못생겼는데 나에게 빠졌다. 그래서 집에도 안갔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용녀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제가 3번 자살시도를 했다.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이었다. 아버지가 차에서 돌아가셨는데 저만 그 모습을 봤다"라고 속깊은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견사로 돌아온 이용녀는 신문으로 강아지들의 배변판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이용녀는 "이불에 안 싸고 신문에 싸는 것도 감사하다. 얘들은 최선을 다하는 거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강아지를 많이 키운 이유에 대해 이용녀는 "연극 연습을 하러 가는데 시추가 눈이 터져서 고름이 나오고 있더라. 그래서 '주인이 누구냐 빨리 얘기를 해야할 것 같다'라고 했는데 '아이들이 돌을 던져서 저렇게 됐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유기견에 대해 알게 됐다. 그 후로 유기견을 기르기 시작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용녀는 "제가 아이들을 키우며 많이 행복함을 느낀다. 사회에서는 제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저는 소중한 사람이다. 그 존재감으로 행복을 느낀다. 아이들은 제 이야기에 모두 옳다고 해준다. 정신적인 치유를 받는다"라고 유견을 돌보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자원봉사자들이 돌아간 후 저녁이 되자 이용녀는 아이들을 위해 난로에 연탄을 갈기 시작했고, 생수로 간단하게 세수를 하기 시작했다. 이때 생수는 금방 검게 변하는 모습이 보였다.
견사 한 켠에 누울 자리를 마련하고 살고 있는 이용녀는 모든 것이 불편해 보였지만 아이들과 함께 자리에 누워 단잠에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이용녀를 돕기 위해 전국 각지 자원봉사자들이 그녀의 보호소를 찾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중식의 대가 이연복을 시작으로, 배우 오현경까지 등장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용녀는 "강수연씨도 도움을 줬고, 후배 배우들도 도움을 줬다"라며 감사했고, 이때 이연복 셰프가 도착했다.
이연복은 "우리가 (유기견 모임) SNS에서 '서로 돕자'고 제가 나서서 막 부추겼다. 조금이나마 모금도 하고, 전부 같이 오기로 했다"라고 이야기했고, 오현경도 도착해 이용녀를 웃게했다.
오현경은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빵과 떡을 챙겼고, 이용녀의 옷과 잠옷 그리고 속옷까지 알뜰하게 챙겼다.
오현경은 "방송을 보고 매니저에게 선생님 연락처를 알아봐 달라고 하고 바로 연락을 드리고 찾아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유기견들의 건강을 챙기는 모습을 보였고, 수의사 역시 "화재 속에서 빨리 대피를 해서 놀란 아이들 빼고 건강은 괜찮은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후 이용녀는 단장을 하고 누군가를 만나러 향했고, 그 주인공은 알고보니 배우 최선자였다.
이용녀는 "제가 세다고 해도 선생님에게는 안 된다. 선생님은 여배우들의 로망은 다 하셨다. 그리고 선생님의 연기를 보고 제가 연극을 시작했다"라고 밝혀 최선자를 웃게했다.
최선자에게 이용녀는 "아이들을 돌보다 빚까지 지게됐고, 누가 '영화를 해보는 게 어떠냐'라고 이야기했고, '친절한 금자씨'로 영화에 데뷔했다"라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은 이용녀에 대해 "무시무시한 느낌을 만들 수 있고, 정답고 친밀한 느낌도 만들 수 있다. 폭이 넓고 극단적인 것들이 다 가능한 배우다"라고 이용녀를 극찬했다.
박찬욱은 "촬영을 하다가 김해일 배우가 뉴스를 보고 나에게 알려줬다. 그래서 '다치신데는 없어요'라고 문자를 보냈다. 근데 이용녀 선배는 '네. 나온 아이들은 다 괜찮아요'라고 하더라. 자기 보다 아이들을 먼저 챙기더라. 동문서답이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는 답문자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식사를 마친 최선자는 이용녀에게 "오늘은 좀 웃어라"라며 한복을 갈아입고 기분을 풀어주러 향했다. 최선자는 "애인있냐"라며 "운동만 하지말고, 더 늦기 전에 만나라"라고 조언했다.
집으로 돌아온 이용녀는 아이들을 위해 이불빨래를 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때 배우 김미경이 도착했다. 김미경은 "언니의 동생이다. 소식을 듣고 너무 놀랐다"라고 말했다.
이용녀는 "너 어제 상 받았다며"라고 놀렸고, 알고보니 촬영 전날 황금촬영상 여우조연상 수상 소식을 전했다.
김미경은 "언니는 연극판 선배였던건 알았다. 잠깐 나와도 뇌리에 박힌다. 연기를 엄청 잘하신다. 근데 유기견 보호에 힘쓰시고 계셔서 연기를 못하시고 계신 것 같아서 속상하다. 근데 상상하던 일을 해내고 있는 게 진짜 멋있다"라고 이야기했다.
해가 질 까지 이야기를 나눈 이용녀는 김미경을 배웅하며 "오늘 웃기도 하고 좋은 시간 이었다"라고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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