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올시즌 LG 트윈스 라인업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타순은 아마도 2번이 될 듯하다.
지난해 38홈런으로 LG 역대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운 로베르토 라모스가 2번타자로 나서기 때문이다. LG는 지난 22일 수원서 열린 KT 위즈와의 시범경기에 라모스를 2번타순에 배치했다. 라모스는 전날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4번타자로 출전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현대야구의 트렌드인 '강한 2번타자'보다는 경기 초반 득점력 극대화를 목표로 라모스 타순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라모스는 지난해 4번타자로 가장 많은 270타석에 나섰고, 3번과 6번에서도 100타석 이상을 소화했다. 2번타자로 나선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 때문에 '라모스의 재해석'이라는 말도 나왔다. LG 구단이 지난 오프시즌 동안 진행한 데이터 분석에 따른 것이다.
류 감독은 "우리 팀을 포함해 전체 2번과 3번 타자들의 주자상황별, 아웃카운트별 기록을 다 뽑아봤다. 요즘은 3,4,5번보다 2,3번에서 가장 많은 찬스가 나오더라"며 "홍창기가 출루하면 그 뒤에 연결은 누가 하는가라고 했을 때 라모스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주자가 많이 모이는 4번보다 주자가 없거나, 1명 정도가 가장 많은 2번 타순에 라모스가 어울리다는 것이다.
류 감독은 "작년 데이터를 보니 라모스가 득점권 타율이 낮았다. 홈런수에 비해 타점이 적지 않았나. 주자가 많이 나가면 부담스럽고 주자가 없을 때 편하다는 건데 본인과도 교감을 했다"고 했다. 라모스가 찬스를 만들거나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면 팀의 득점력이 배가 될 것이란 기대다.
류 감독은 "난 1~5회 초반에 빅이닝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 (라모스가 나서면)상대 외야수들이 뒤에서 수비를 하니까 1루주자가 3루로 갈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라모스는 땅볼보다 플라이를 많이 치니 병살 위험도 적다. 또 3번 김현수가 뒤에 있으니까 투수들 입장에선 라모스와 승부를 해야 된다. 현수도 같이 상승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4번 자리에는 이형종이 기용됐다. 류 감독은 "형종이가 주자가 없을 때보다 주자가 있을 때 오히려 부담감이 없다. 앞에 주자가 나가면 적극적으로 치는 형종이가 어울린다"고 했다.
결국 4번에 라모스 또는 이형종을 기용할 계획인데,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류 감독은 "라모스는 왼손투수에 약하고, 형종이는 강하다. 데이터상 확률을 감안할 때 타순이 그렇게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라모스는 지난해 2할7푼8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득점권에서 2할7푼4리로 다소 낮았고, 특히 주자 2명 이상 나갔을 때는 2할1푼으로 결정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주자가 없거나, 1명일 때의 타율은 2할9푼으로 시즌 평균을 웃돌았다.
득점권 타율이 대부분 3할을 웃돈 다른 팀 외국인 타자들과 비교해 약점으로 지적된 부분이다. 일단 LG는 시범경기에서 2번타자 라모스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날 지에 주목하려고 한다.
수원=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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