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태극전사'와 '사무라이 블루'의 대결은 늘 흥미롭다. 한-일 양국의 자존심이 걸린 A매치는 치열하다 못해 전쟁처럼 격렬하다. '라이벌' '숙적'이라고 표현하는 양국 팬들은 "꼭 이겨달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25일 오후 7시20분 일본 요코하마 닛산스타디움에서 벌어질 이번 한-일 친선 A매치는 코로나19 속에서 우여곡절 끝에 열린다. 양국 팬들의 개최 반대 목소리가 있었던 만큼 경기 내용과 결과에 따라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한-일 대표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느끼는 부담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사실상 2군인 벤투호의 게임플랜
한국 사령탑 벤투 감독(포르투갈 출신)은 이번에 기존 주축 선수인 공격수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황희찬(라이프치히), 수비수 김민재(베이징 궈안) 등을 부상 등 여러 이유로 차출하지 못했다. 베스트 멤버가 아닌 사실상의 2진 구성이라고 봐도 될 정도다. 상대적으로 홈팀 일본은 유럽파들을 전원 소집하지 않았지만 최근 경기력 좋아 날이 선 공격수 아사노(파르티잔), 미드필더 미나미노(사우스햄턴) 가마다(프랑크푸르트) 엔도(슈투트가르트), 베테랑 수비수 요시다(삼프도리아) 도미야스(볼로냐) 등 유럽파 9명을 차출했다. 여기에다 J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미드필더 후루하시(고베), 수비수 마쓰바라(요코하마 마리노스) 등을 불렀다.
기본 전력에서 벤투호가 일본에 밀리는 걸 부인하기 어렵다. 벤투호의 이번 게임 플랜이 무척 중요하다. 벤투 감독은 그동안 어떤 상대를 만나도 '후방 빌드업'을 통해 점유율 높은 공격 축구를 추구했다. 직전 두차례 맞대결에서 패한 일본 모리야스 감독은 필승 의지를 드러내면서 강한 압박과 빠른 역습을 강조했다. 벤투호의 빌드업을 차단 후 섬세한 패스 플레이와 조직력으로 한국 골문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태극전사들이 허리싸움에서 볼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쉽게 빼앗길 경우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젊은피 이강인 정우영의 A대표팀 경쟁력
국내 팬들은 이번 라이벌전에서 미래의 희망 이강인(20·발렌시아)과 정우영(22·프라이부르크)에게 기대를 건다. 벤투 감독은 정우영을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했다. 이강인은 이미 몇 차례 불렀지만, 주축 선배들에 비해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다. 이번엔 좀 상황이 다르다. 이강인 정우영과 자리가 겹치는 유럽파들이 대거 빠졌다. 선발이 당연한 건 아니지만 남태희(알 사드) 나상호(FC서울) 김인성 이동경 이동준(이상 울산 현대) 등과의 선발 경쟁은 해볼만하다. 벤투 감독이 과감하게 이강인 정우영 카드를 공격 2선에 배치한다면 둘의 A대표팀 경쟁력을 확인하기에 좋은 시험대가 될 것이다. 스타 탄생의 무대가 될 수도 있다. 이강인은 자로잰듯 한 왼발킥이, 정우영은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돌파와 날선 슈팅이 장점이다. 정우영은 24일 인터뷰에서 "이강인과 멋진 장면을 기대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K리거들의 자존심이 걸렸다
벤투호에 차출된 K리거들은 K리그의 자존심을 걸고 싸운다. 유럽파들 없이도 베스트의 일본과 당당하게 맞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걸 입증할 시험대이다. 골키퍼 조현우(울산) 수비수 박주호 박지수(이상 수원FC) 김태환(울산), 미드필더 나상호 김인성 이동준 이동경, 공격수 이정협(경남FC) 조영욱(서울) 등이다. 한-일전 같은 라이벌 경기는 기본 팀 전력보다 투지와 의외의 경기 변수가 결과에 작용할 때가 많았다. 누구도 예상 못한 기적 같은 한방이 모두를 놀라게 할 수도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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