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지난 21일 LG 트윈스와 첫 시범경기에 나선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LG의 라인업을 보고 깜짝 놀랐다. 9번 오지환 때문.
수베로 감독은 "오지환이 유격수인데 작년에 2루타를 41개나 쳤고 홈런을 10개 쳤다. 이런 타자가 9번을 친다는 것은 그만큼 팀의 뎁스가 좋다는 뜻이다. LG가 타격쪽으로 잘 완성된 팀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오지환은 지난해 데뷔 처음으로 타율 3할을 기록했고, 10홈런에 71타점을 기록했고, 도루도 20개나 올렸다.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도 더 좋아진 모습이었다.
LG 류지현 감독은 이런 오지환을 올시즌 9번에 배치할 계획이다. 물론 6∼7번 이나 2번 등 경기나 상황에 따라 타순이 바뀔 수도 있지만 기본적인 오지환의 타순은 9번이다.
류 감독은 오지환의 체력 안배와 함께 팀 득점력 가화를 위한 포석이 깔려있다.
오지환은 지난해 141경기에 나섰다. 전경기 출전은 아니었지만 한번 나가면 거의 경기 끝날 때까지 그라운드에서 뛴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오지환을 대체할만한 선수가 없기 때문. 유격수는 다른 내야수보다 체력 소모가 더 많은 편이다. 타석에 나가서 치고 달리는 것도 체력에 영향을 끼친다.
체력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타율 3할을 기록했다는 것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류 감독은 "오지환이 힘이 있을 때와 떨어졌을 때의 타율이 데이터 상으로 나와있다. 시즌 초반부터 오지환의 체력 관리를 생각해야 한다"라고 했다.
또하나의 이유는 강한 9번이 가지는 타선 강화 효과다. 잘치는 9번 타자가 있을 경우 하위 타선에서 만든 찬스를 살리는 효과가 크다. 9번 타자가 찬스를 이어준다면 상위타선으로 이어져 빅 이닝을 만들 수 있다. 류 감독은 "강한 9번을 만들 생각이 있다. 홍창기가 출루율이 높아서 9번부터 출루를 하면 상위타선으로 연결돼 득점 가능성을 높인다"라고 했다. 로베르토 라모스를 2번에 두려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 된다.
강한 9번의 예는 2017년의 KIA 타이거즈다. 당시 유격수 김선빈이 타율 3할7푼으로 타격 1위에 올랐다. 이렇게 좋은 타자를 상위 타선이 아닌 9번에 둔 이유는 체력 세이브와 함께 팀 타격 강화를 위해서였다. 김선빈은 하위타선에서 만든 찬스를 해결하기도 하고 상위타선으로 이어주기도 했다. 64타점에 84득점을 했었다.
올시즌 오지환에게 바라는 모습이 바로 김선빈과 같은 강한 9번이다. 9번 오지환이 잘할수록 LG의 득점력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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