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결국 홍명보 감독이 맞고, 벤투 감독이 틀렸던 것인가.
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굴욕적인 패배였다. 한국 A대표팀을 이끄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누구를 탓할 것도 없다. 본인이 자초한 일이다.
한국 대표팀은 25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0대3으로 완패했다. 손흥민(토트넘)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과 코로나19 여파로 빠졌다고 하지만, 대표팀은 부끄러울 정도로 무기력했다. 전반 이강인(발렌시아)을 제로톱으로 투입한 전술의 실패, 선수들의 투지 실종, 반면 잘 짜여진 일본의 조직력 등의 변수가 합쳐지자 일방적인 경기 결과로 도출됐다. 사실 일본이 조금만 더 찬스에서 집중하고, 후반 출전한 골키퍼 김승규(가시와)의 선방이 없었다면 0대5, 0대6으로 패했어야 할 경기였다.
여러 문제를 지적받고 있지만, 경기 전부터 있었던 벤투 감독의 불통 논란이 화두다.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이 부상으로 몸이 안좋은 홍 철 발탁에 대해 소통 문제를 지적했다. 벤투 감독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홍철을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시켰다. 하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게 명확해 보였다. 초반 상대 수비수보다 현저히 느린 스피드로 공도 따라가지 못했고, 첫 번째 실점 장면에서도 상대 공격수를 놓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순간 반사적인 움직임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열심히 뛰었지만, 전반적으로 팀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홍 철이 패배의 모든 책임을 뒤집어쓸 이유는 없지만, 결국 이 논란의 중심에 서고 말았다. 홍 철쪽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 벤투 감독이 가장 원하지 않는 시나리오였을 것이다. 선수 선발, 기용에 대한 자신의 패착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결국 결과론적으로 홍 감독의 주장이 맞았다. 벤투 감독은 "K리그 경기들은 뭐하러 보러 다녔나"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앞으로 현장 목소리를 경청하고, 고집스러운 선수 선발 원칙을 바꾸지 않는다면 벤투 감독은 큰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스스로 만들고 말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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